"벤츠라면 모든 게 용서"..그깟 주행거리쯤이야, 전기차도 '묻지마 벤츠사랑'

최기성 2021. 9. 1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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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벤츠 사랑
벤츠 S클래스 E클래스 후광효과
테슬라 모델3 가격에 벤츠 산다
벤츠라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벤츠 덕심은 강하다. [사진 제공=벤츠]
"삼각별 벤츠라면 모든 게 용서된다"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존재감을 설명할 때 자주 나오는 표현이다. 그만큼 '삼각별' 엠블럼 위세는 대단하다.

벤츠는 사달라고 애걸하지 않는다. "벤츠입니다. 설명 끝"이라는 말이 나올 수준이다. 내비게이션이 불편해도, 열선·통풍시트 같은 편의사양이 부족해도, 가격을 잘 깎아주지 않아도 사는 소비자들이 많아서다. '묻지 마 구입'이다.

벤츠 S클래스, 성공의 아이콘
벤츠 S클래스 변천과정[사진 제공=벤츠]
독일 자동차회사에 불과했던 벤츠는 벤츠 S클래스, 벤츠 E클래스로 글로벌 프리미엄 대표 브랜드가 됐다.

벤츠 S클래스 국내 위상은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세계 명차 브랜드를 뛰어넘는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가 내놓은 더 크고 더 비싼 세단도 있지만 '성공의 상징', '회장차'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벤츠 S클래스 몫이다. 선택 1순위 '1호차'다.

무엇보다 한국은 벤츠 S클래스 '3대 시장'이다.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다.

10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벤츠 S클래스는 올 상반기 동안 전년동기보다 31% 늘어난 4485대가 팔렸다.

수입차 판매 순위는 6위다. 사실상 유일한 맞수인 BMW 7시리즈는 판매대수 1739대로 25위에 그쳤다.

벤츠 E클래스, '차이나는 클라스'
벤츠 E클래스 [사진 제공=벤츠]
벤츠 S클래스가 브랜드 얼굴로 활약하고 있다면 실속을 챙기고 있는 모델은 벤츠 E클래스다.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답게 국내에서 '차이나는 클라스'를 보여주고 있다.

벤츠 E클래스는 2016년 6월 10세대 모델이 출시된 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6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1만4733대다. 역시 1위다. BMW 5시리즈는 1만991대로 2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 모델3는 6275대로 3위를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서도 벤츠 E클래스 위상을 알 수 있다. 올 1~8월 수입차 판매 1위는 벤츠 E250이다. 3위도 벤츠 E350 4매틱이다. 판매대수는 각각 9957대, 4445대에 달한다. 2위는 BMW 520으로 4545대를 기록했다.

'벤츠 덕심', 벤츠 전기차에도 이어져
벤츠 삼각별 [사진 제공=벤츠]
내연기관 프리미엄 브랜드 제왕 자리를 차지한 벤츠는 테슬라가 차지한 '전기차 제왕' 자리도 노리고 있다.

테슬라 공략 선봉은 벤츠 EQA가 맡았다. 벤츠 EQA는 콤팩트 SUV인 벤츠 GLA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국내에는 벤츠 EQC에 이어 두 번째로 출시되는 벤츠 순수 전기차다. 국내 판매되는 벤츠 EQA 250은 66.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지능형 열관리 시스템을 채택했다.

벤츠 EQA는 국내 판매 초기부터 구설에 올랐다. 1회 완충 주행거리가 유럽 WLTP 기준으로는 426km에 달했지만 까다로운 국내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는 306km에 불과해서다.

400km가 넘는 다른 브랜드 전기차에 비하면 짧은 거리다. 설상가상 '전기차 대명사' 테슬라 위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했다.

이때 '벤츠 덕심'이 발휘됐다. 전기차 동호회에는 "벤츠니까 괜찮아" "삼각별이면 용서" "아쉬우면 빨리 계약 취소, 내가 사야 하니" 등 벤츠를 옹호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테슬라 벤치마킹으로 위기 탈출
벤츠 EQA [사진 제공=벤츠]
벤츠도 '테슬라 벤치마킹' 전략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테슬라처럼 전기차 보조금을 겨냥한 가격을 책정했다.

5990만원이다.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가격대다. 정부는 올해부터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보조금 100%(최대 800만원)를 주기 때문이다.

정부는 6000만원 이상~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50% 기준으로 전비와 운행거리 등을 감안해 40~60% 차별 적용한다. 9000만원 이상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5990만원대 가격 정책은 테슬라코리아가 지난 2월 처음으로 시도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는 5999만원, 롱 레인지는 6999만원, 퍼포먼스는 7999만원에 각각 내놨다.

2021년 모델3 가격도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 롱 레인지는 5999만원, 퍼포먼스는 7479만원으로 책정했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퍼포먼스는 기존과 가격이 같지만 롱 레인지는 480만원 인하했다.

벤츠 후광효과, EQA 흥행으로 증명
벤츠 EQE [사진 제공=벤츠]
벤츠 EQA는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짧게 나와 보조금도 80%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자동차 기본기가 튼실한 벤츠인데다 보조금까지 받으면 4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은 판매로 이어졌다. 벤츠 덕심은 강했다.

지난 6월10일 사전예약에 들어간 지 한달 만에 계약대수가 4000대를 돌파했다. 국내 배정된 초도물량 300대를 10배 이상 초과했다. 벤츠코리아는 이에 독일 본사에 추가 물량 공급을 요청했다.

벤츠 EQA는 지난 7월 중순부터 계약자에게 인도되자 단숨에 수입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수입차협회 기준 판매대수는 281대다. 8월에는 106대 그쳤지만 물량 부족 때문이다.

EQ 시리즈로 '전동화 제왕' 노린다
벤츠 EQA [사진 제공=벤츠]
벤츠 EQA에 고무된 벤츠코리아는 앞으로 나올 전동화 모델에도 '후광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전동화 라인업도 촘촘하다. 벤츠는 오는 12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2021 IAA 모빌리티(IAA MOBILITY 2021)에서 '전동화를 선도하다'를 주제로 전동화 모델을 대거 공개했다.

더뉴 EQE, 메르세데스-AMG EQS 등 순수 전기차 모델과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인 메르세데스-AMG GT E 퍼포먼스 등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벤츠 EQE [사진 제공=벤츠]
내년에 출시될 벤츠 EQE는 벤츠 E클래스 명성을 이을 기대주로 손꼽힌다. EQE는 럭셔리 전기 세단 EQS에 이어 프리미엄급 전기차 아키텍처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이다.

내년 중반에 215kW 출력의 EQE 350과 500kW 출력의 다른 모델이 같이 출시될 예정이다.

실내는 현재 E클래스 모델(213 모델 시리즈)보다 넉넉해졌다. 전면 숄더룸은 27mm 넓어졌고 실내 길이는 80mm 더 길어졌다. 또 동급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갖췄다.

EQE 350은 최고출력 215kW 최대토크 53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배터리 용량은 90kWh로 유럽 WLTP 기준 최대 66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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