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美·中 경제지표가 신경 쓰일 한주.. 코스피 3100선 사수가 관건

노자운 기자 2021. 9.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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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부진·고물가 나타날 전망
테이퍼링 우려 계속될 것
국내 빅테크, 정책 리스크 유의해야

지난주(9월 6~10일) 코스피지수는 3200선을 내주고 하락곡선을 그렸다. 10일 장 중 한때는 3103.38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3100선을 방어하며 한 주를 마감했다.

지난주 코스피지수의 등락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지난주 하락장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였다. 외국인은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100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 투자자들은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델타변이바이러스의 확산이 지속되며 경제 성장률 상승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이 빅테크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며 빅테크 위주로 매도세가 몰렸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카카오(035720)카카오뱅크(323410)였다. 카카오를 7457억원, 카카오뱅크를 5376억원 순매도하며 두 종목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그 외에 NAVER(035420), 크래프톤(259960), 엔씨소프트(036570) 역시 외국인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로 정책 악재와 대량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이 기간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았다. 총 3069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와 NAVER, 기아(000270), SK하이닉스(000660), 삼성SDI(006400)도 기관 순매도액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일주일간 2조212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지수의 낙폭 확대를 방어했다.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연속 순매수를 지속했다. 개인은 일주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카카오와 NAVER, 카카오뱅크를 많이 매수했다.

이번 주(9월 13~17일)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를 통해 글로벌 경기 전망을 확인하는 한편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정부 규제 강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공개(IPO) ‘대어(大魚)’로 주목받은 기업들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돼 공매도가 가능해진 만큼,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① 미·중 경제지표 부진할 것… 물가는 여전히 높을 전망

이번 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대거 발표될 예정이다. 14일(이하 한국 시간)에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5일에는 중국의 8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된다. 15일과 16일에는 각각 미국의 8월 산업생산, 소매판매지수가 발표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미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지수가 다소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발표된) 8월 고용 지표의 부진에 이어 소비 둔화까지 나타난다면, 미국 소비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나이키 매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앞서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는 23만5000명이었다. 다우존스가 내놓은 예상치(7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며, 5~7월 신규 고용자 수 평균치(87만6000명)보다도 훨씬 적다. 특히 소매업 고용자가 2만9000명 줄어든 영향으로 소매업을 포함한 전체 서비스업 고용자 수가 20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8월 미국의 전년 동월 대비 산업생산 증가율이 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증가율은 6.6%였다. 8월 소매판매의 경우 전월 대비 0.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에도 전월 대비 1.1% 감소했는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실물경제지표 역시 둔화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의 8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한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7월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8.5%였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8%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경제 지표가 부진해 피크아웃(정점 통과)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음에도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 중앙은행의 ‘매파’ 성향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는 21~22일(현지 시각)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는 만큼, 그전에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온다면 신흥국인 우리 증시에서 매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7월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4%였다. 박석현 연구원은 “6월부터는 (전년 동월 대비)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기저효과가 다시 살아나는 올해 4분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재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의 신호가 강해질수록 시가총액이 큰 대형 성장주를 사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이 본격화하면 유동성 때문에 상승한 증시의 밸류에이션에 부담 요인이 생길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의 자금은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섹터로 IT와 통신 서비스를 꼽았다.

② 금융·정책 당국 빅테크 규제 잘 살펴야

국내에서는 대형 IT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이슈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빅테크 업체들의 펀드·보험·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규정하며 위법 행위를 중단하라고 선언했고, 국회에는 이른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법’으로 불리는 법안들이 제출돼 있다. 여당 지도부는 이를 올해 중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들의 관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규정하고, “소비자와 입점 업체에 큰 부담인 20%의 플랫폼 수수료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플랫폼 규제 바람으로 인해 국내 양대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직격탄을 맞았다.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10일 ‘검색알고리즘의 공정성·투명성과 경쟁 이슈’ 학술토론회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를 지목하며 검색 알고리즘 조정 등 불공정 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있으며, 정책 당국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카카오T '블루'. /카카오 제공

네이버 주가는 지난 6일 45만원대까지 올랐지만, 9일 40만원선을 내주고 39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카카오 주가는 6일 15만원대 중반에서 9일 12만8500원까지 하락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정책 규제 리스크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였듯,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반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움직임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③ IPO 대어 카뱅·크래프톤, 공매도 주의해야

올해 IPO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은 업체들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됐다는 점 역시 국내 증시에서 중요한 이슈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323410)크래프톤(259960)은 지난 9일 종가를 기준으로 특례 편입을 통해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됐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기관 자금과 코스피200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두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코스피200에 포함됨으로써 공매도가 가능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의 편입 종목들을 공매도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상태다.

카카오뱅크(왼쪽)와 크래프톤. / 연합뉴스

김 연구원은 “공격적인 공매도가 가능한 증시 상황은 아니나, 롱숏(매수와 매도를 병행하는 전략) 형태의 공매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특히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동종 업체들에 비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 종목이 코스피200에 편입된 첫날(10일)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금액은 4674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거래대금의 35%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날 크래프톤의 공매도액은 3764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29%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이날 공매도 비중 상위 1,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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