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브로커' 문흥식 검거..붕괴 참사 수사 탄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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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직후 이권 개입 의혹을 받자 미국으로 달아났던 전임 5·18구속부상자회장 문흥식(61)씨가 도주 90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1일 학동 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의 철거 공정·정비기반 사업 계약을 맺어준 대가로 업체 관계자들에게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문씨의 신병을 확보해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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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직후 도피 3개월만에 귀국
재개발조합 발주 하청계약 관여…"계약 돕겠다" 거액 챙겨
하청 계약 구조·거래 실체 집중 조사…구속영장 신청 방침
[광주=뉴시스] 신대희 변재훈 기자 =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직후 이권 개입 의혹을 받자 미국으로 달아났던 전임 5·18구속부상자회장 문흥식(61)씨가 도주 90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참사를 초래한 불법 재하청 계약 비위 의혹의 중심에 선 문씨가 검거되면서 경찰 수사도 본격화된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1일 학동 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의 철거 공정·정비기반 사업 계약을 맺어준 대가로 업체 관계자들에게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문씨의 신병을 확보해 유치했다.
문씨는 미국에서 여객기를 타고 이날 오후 6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오후 6시 10분 인천공항경찰단의 협조를 얻어 문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6월 13일 문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지 90일 만이다.
경찰은 곧바로 문씨를 압송, 광주 서부경찰서 광역 유치장에 홀로 입감시켰다. 앞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차원에서 유치장을 비웠다.
경찰은 문씨가 브로커로 활동하며 조합장과 친분을 활용해 재개발사업 부지 내 철거·정비 기반 시설 용역 계약에 두루 개입한 것으로 보고 12일부터 문씨를 상대로 조사에 나선다.
문씨는 선배 이모(73·구속기소)씨와 공모해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4~5차례에 걸쳐 조합과 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가로 철거업체 2곳·정비기반업체 1곳 관계자들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다.
홀로 계약 알선 또는 주선 활동에 나서 공정별 하청업체와 조합 간 계약 전반에 관여, 거액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문씨는 한동안 사업 구역 주변을 활동 무대로 하는 폭력 패거리에서 이씨와 함께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동 재개발 정비 4구역 내 주요 하청 철거 계약 구조는 ▲일반 건축물(재개발조합→현대산업개발→한솔·다원이앤씨→백솔) ▲석면(조합→다원이앤씨→백솔) ▲지장물(조합→한솔·다원이앤씨·거산건설) 등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철거 폐기물 수거·처리를 비롯한 철거 사업 내 세부 공정별로 하청 계약 구조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문씨 등 브로커를 거쳐 조합 등이 발주한 세부 철거 공정별로 '나눠 먹기'식 하청·재하청 계약과 함께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지분만 챙기는 입찰 담합 행위가 이뤄지면서 공사비가 대폭 줄어 부실 철거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문씨를 상대로 학동 4구역 내 구체적인 하청 계약 구조·금전 거래의 실체를 확인할 계획이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발주한 계약에 브로커들의 개입 여부도 들여다본다.
또 문씨가 운영하는 재개발·재건축 대행업체(도시정비컨설팅 업체)가 조합장 선출 등 조합 비위 전반에 개입한 의혹도 수사한다. 조합과 문씨 업체 간 이권을 어떻게 주고 받았는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경찰은 재개발조합 임원 출신인 또 다른 브로커의 역할과 브로커간 관계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본다.
경찰은 조사 직후 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폭력조직 출신 의혹을 받는 문씨는 2007년 학동 3구역 재개발 공사 철거 업체로 선정해주겠다고 속여 특정 업체로부터 6억5000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2012년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문씨는 도피 중이던 미국 현지에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을 마쳐 입국자 2주 의무 격리 면제서를 발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문씨를 홀로 유치장에 입감해놓고 방역 수칙을 지켜 조사키로 했다.
한편 지난 6월 9일 오후 4시 22분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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