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못 지킨 두산, 잔루 11개가 자초한 패배 같은 무승부 [MK현장]

두산 베어스가 경기 초반 여유 있는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에 만족했다.

두산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초반 흐름은 두산 쪽이었다. 1회말 LG 선발투수 김윤식의 제구 난조 속에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고 4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4-0으로 앞서갔다. 이어 4회말 1사 만루에서 양석환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태며 스코어를 5-0으로 격차를 벌렸다.

두산 베어스 조수행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 견제사를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하지만 두산 타선은 이후 LG 불펜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며 8회까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LG는 두산이 주춤한 틈을 타 유강남의 5회초 2점 홈런으로 쫓아오기 시작했다.

6회초 실점 과정도 좋지 않았다. 2사 1, 2루에서 저스틴 보어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2루수 박계범이 실책을 범하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곧바로 유강남에 2타점 적시타를 맞아 5-4 한 점 차까지 추격당했다.

두산은 6회말 2사 후 박건우가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김재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달아나지 못했다. 8회말에도 선두타자 김인태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지만 대주자 조수행이 1사 후 견제사를 당해 LG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결국 마지막 고비에서 무너졌다. 9회초 2사 1루에서 마무리 김강률이 LG 서건창에게 동점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경기 내내 지켜오던 리드가 사라졌다.

9회말 선두타자 박건우의 2루타로 승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갔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김재환의 우익수 뜬공 때 박건우가 3루까지 진루한 뒤 양석환의 자동 고의사구로 1사 1, 3루의 끝내기 찬스를 만들었음에도 박계범이 삼진, 김재호가 파울 플라이로 힘 없이 물러나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두산은 잔루 11개, 실책, 견제사 등 집중력 부족을 노출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주축 불펜투수를 모두 소진한 가운데 무거운 마음으로 오는 12일 LG와의 더블헤더를 준비하게 됐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