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와 왕건이 탐낸 천년고성 상당산성 '위풍당당'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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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언덕 위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성벽은 위풍당당하다. 궁예와 견훤, 그리고 왕건까지 눈독을 들인 산성의 성벽을 따라 걸으며 오랜 역사와 마주하는 시간여행을 떠난다.
조선후기 승장 영휴가 쓴 '상당산성고금사적기'에 궁예가 이곳에 산성을 축성하고 사니 군중이 많아졌다는 기록이 나온다.
견훤이 궁예의 후고구려 세력을 밀어내고 상당산성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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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가장 잘 보존된 포곡식 산성/후고구려 세운 궁예 산성 축조하고 근거지 삼아/드라마 태왕사신기 등 촬영무대/공남문∼보화정 산성일주코스 4.2㎞, 2시간 걸으며 역사와 마주하는 힐링여행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상당산성 공남문 보루에 오르니 언덕 아래로 시야가 탁 트였다. 적군을 방어하기 아주 좋은 위치였을 것 같다. 상당한 규모의 높은 성벽을 보고 있으면 영화속 치열한 전투장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사다리를 놓고 성벽을 기어오르는 병사들과 위에서 활을 쏘고 뜨거운 기름을 부으며 이를 저지하는 장면들. 성벽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이처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풍경은 처음이다. 덕분에 최수종 주연의 드라마 ‘대조영’, 배용준 주연의 ‘태왕사신기’, 소지섭·신현준 주연의 ‘카인과 아벨’의 촬영 무대로 선택받았다.








공남문 보루에서 서쪽으로 성벽길을 따라 오르면 사람 하나 드나들 수 있는 아주 작은 서남암문이 등장한다. 적군 몰래 사람, 가축, 식량을 성안으로 들여오거나 아군을 내보내 성 밖과 연락할 수 있도록 만든 비밀통로다. 남문 앞에 모여든 적군의 후방으로 군사들이 몰래 돌아나가 포위하는 전술 때도 사용됐다. 유사시 적에게 드러나 공격을 받게 될 때는 내부에서 신속하게 암문을 폐쇄할 수 있도록 문 안쪽에 흙더미나 돌을 쌓아 두었다고 한다.


공남문∼서남암문∼서문(미호문)∼동북암문∼진동문∼보화정(동장대)로 이어지는 산성일주코스는 4.2㎞로 2시간 정도 걸리며 아기자기한 길이라 아이들도 쉽게 따라 걸을 수 있다. 서남암문을 지나 성벽에 올라서면 청주시내와 미호평야가 한눈에 펼쳐진다. 진동문을 지나면 사방의 둘레가 시원하게 뚫린 커다란 정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화정(輔和亭)’이란 현판이 걸려 있는데 전쟁 시 장군이 군사들을 지휘하던 ‘장대’다. 여기서 내려가면 성안 마을로 이어지며 전통한옥마을이 조성돼 있다.

청주=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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