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강제는 반경쟁적 행위"..외부 결제 허용 명령
[경향신문]
미국 연방법원이 애플이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구매할 수 없도록 막은 것은 반(反)경쟁적 조치라고 판결했다. 한국 국회에서 구글의 인앱결제 방지법이 통과된 지 10일 만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이날 개발자들이 앱 이용자에게 대안적인 인앱(in-app) 결제 방식을 제공하는 것을 막은 애플의 금지 조치가 반경쟁적이라고 판결했다. 인앱결제란 애플과 구글이 자사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받은 앱의 유료 콘텐츠를 결제할 때 자사 결제 시스템만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애플은 인앱 결제 과정에서 건당 30%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이본 곤잘레즈 로저스 판사는 “법원은 애플의 외부이동 차단(anti-steering) 조항이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불법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억압한다고 결론 내렸다”라며 “외부이동 차단 조항은 반경쟁적이며 이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전국적인 처방은 정당하다”라고 밝혔다.
연방법원은 애플에 90일 이내에 개발자들이 앱에 외부 결제용 링크를 넣을 수 있도록 반드시 허용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은 최대 30%에 달하는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 국회에서도 지난달 31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30% 수수료 부과 등 독점 행위를 금지하는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을 마련한 바 있다.
다만 법원은 애플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로저스 판사는 “연방 또는 주(州) 정부의 반독점법에 비춰 애플이 독점기업이라고 궁극적으로 결론 내릴 수 없다”라고 밝혔다.
법원은 이와함께 에픽게임스가 지난해 8월 독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애플과의 계약 위반이라며 “애플에 손실액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직접 결제 시스템을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에게서 받은 판매액의 30%를 애플에 지급하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등 현지 언론은 “두 회사 모두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인앱결제 금지 정책에 타격을 받게 됐지만 반독점법 위반 기업이라는 딱지를 뗐고, 에픽게임스는 앱 외부 결제 허용이라는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날 판결 후 “법원은 앱스토어가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스위니 에픽게임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개발자나 소비자들의 승리가 아니다.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두 회사 모두 이번 판결에 항소할 가능성이 커 최종 결론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외부결제 링크 도입 시기도 더 늦춰질 수 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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