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성당·미술관 유혹.. 예술의 도시 [박윤정의 원더풀 스위스]

- 2021. 9.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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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바젤
1000년된 대성당 여러 양식 혼합
60m 첨탑 오르면 시내 전경 한눈에
크지않은 도시지만 미술관 20개
쿤스트뮤지엄 세계 걸작 줄이어
바젤 쿤스트뮤지엄. 스위스에서 가장 큰 규모 미술관.
스위스에서 머무르는 며칠 동안 청명한 날씨가 이어졌다. 어딜 가도 눈 덮인 산이 시야에 들어서고 빙하 녹은 물은 곳곳에 호수를 만들어 산봉우리를 비춘다. 하늘과 땅, 모든 공간에서 경이로운 자연을 느끼며 시간을 보낸다.

때때로 자연의 품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이 몽글몽글 피어나기도 한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영감을 주고받으며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을 테다. 예술인들이 표현한 세상은 어떠할까. 자연 속에 어우러진 작품들을 찾아 나서 본다.

스위스 중앙에 위치한 루체른은 주변 여러 매력적인 도시들과 연결된다.

수도 베른은 서쪽, 최대 도시인 취리히는 북쪽, 가장 인기 있는 알프스 여행의 중심지 인터라켄은 남쪽이 있다. 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이동하든, 철길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든 모두 1시간 이내이다.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갈림길에서 헤매더라도 ‘꽝’이 없는 선택이다. 오늘은 스위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의 도시, 바젤로 향한다.

바젤로 향하는 길은 산지에서 평지로 나아가는 낯선 경험의 시작이다. 스위스에서 평지를 달리는 일은 매우 드물다. 창밖 좌우로 낮은 산이 있지만, 목적지인 북서쪽을 향해 달리니 병풍처럼 서 있는 알프스산맥이 점점 멀어지며 작아진다. 루체른에서 1시간, 독일과 프랑스가 만나는 국경도시, 스위스 중부에서 시작한 라인강이 독일로 이어지는 큰 도시 바젤에 도착했다.
바젤 쿤스트뮤지엄. 1970년부터 시작된 아트 바젤과 함께 예술도시 바젤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로댕, 고흐, 고갱, 피카소, 앤디 워홀 등 유명작가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최근 바젤은 1970년부터 매년 6월 개최되는 아트 페어로 유명하다. 흔히 아트 바젤이라 부르는 연례행사는 세계 주요 언론으로부터 세계 최고, 예술계 올림픽이라는 수식어를 선물 받았다.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명성에 걸맞게 미술관이 20개가 넘는다.
가장 대표적인 쿤스트뮤지엄과 건축으로도 유명한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을 방문하기로 했다. 쿤스트뮤지엄은 예술을 뜻하는 쿤스트(Kunst)와 뮤지엄이 합쳐진 보편적인 용어이다. 독일어권 유럽에는 쿤스트뮤지엄이나 쿤스트하우스가 도시마다 있지만, 인터넷에서 쿤스트뮤지엄을 검색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검색되는 곳이 바로 바젤 쿤스트뮤지엄이다.
바젤 대성당. 1019년부터 1500년까지 지어진 성당으로, 스위스를 대표하는 성당이며 바젤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바젤 대성당 내부.
가는 길에 먼저 바젤 대성당을 들르기로 한다. 라인강을 마주하며 가볍게 옛 도시 거리를 산책한다. 두 개의 첨탑을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뒤로 젖혀야 하는 대성당의 역사는 1000년이 넘는단다. 긴 세월을 지나며 여러 양식이 덧붙여진 혼합된 양식으로, 성당 높이만큼 긴 스테인드글라스로 내부가 장식되어 있다. 60m가 넘는 첨탑을 따라 오른다. 바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내 전체를 큰 그림으로 담아두고 성당 앞 넓은 광장을 나선다. 작은 골목을 누비며 발걸음을 옮기니 번화한 구시가지이다. 500년 역사를 품고 있는 시청사 건물이 화려한 프레스코 그림과 조각으로 눈길을 이끈다. 그 앞, 마르크트 광장에는 시장이 열렸는지 사람들로 북적댄다. 관광객으로 가득한 루체른과 달리 현지인들로 활기 넘치는 바젤은 또 다른 스위스 정취를 풍긴다. 대성당에서 쿤스트뮤지엄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는지 한참을 걷는다. 좁은 골목길에서 지나치는 행인의 도움을 얻어 드디어 도착했다.
바젤 시청사. 1504년부터 바젤에서 가장 번화한 마르크트광장에 지어지기 시작한 붉은색 외벽으로 화려한 프레스코화와 조각이 장식되어 있는 500년 역사의 시청사 건물이다.
예술의 도시를 대표하는 미술관 입구에서 로댕의 대형 조각작품 ‘칼레의 시민들’이 반긴다. 한참을 바라보다 내부로 들어섰다. 고흐, 고갱, 피카소, 앤디 워홀 등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끝없이 이어진다. 스위스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술관답게 이리저리 헤매며 작품을 둘러보니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또 다른 미술관을 방문해야 하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 목적지인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으로 향한다.
도시 밖의 새로운 미술관은 최근 들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미술관은 건축과 조경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은다.

수풀이 우거진 넓은 정원에 자리한 낮은 갤러리는 안정된 느낌을 전하며 관람객에게 차분함을 전한다. 상설전시 외에도 ‘프랜시스 베이컨’과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행운이다. 설렘은 가득하지만 내부에 들어서기 전 바람을 즐기며 잠시 긴 호흡을 한다.

박윤정 여행가,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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