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으로 쓰러진 매운탕집 사장님..매출장부엔 0원, 0원, 0원

이세연 기자, 박수현 기자 2021. 9.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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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친 날(매출 0원인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닌 거야. 허무하니까 술로 버티다가 뇌경색까지 오고."

서울 성동구에서 매운탕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66)는 장부에서 눈을 떼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햇수로 21년째 매운탕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뇌경색 때문에 발음이 어눌해졌다며 "권리금만 6000만원을 냈는데 장사가 안 돼 허무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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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서 매운탕집을 운영하는 이모씨(66)가 보여준 지난 7월 매출장부. 하루 매출 '0'이라고 적힌 날들이 눈에 띈다. /사진=이세연 기자


"땡친 날(매출 0원인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닌 거야. 허무하니까 술로 버티다가 뇌경색까지 오고."

서울 성동구에서 매운탕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66)는 장부에서 눈을 떼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게 장부에는 매출 총액 칸에 숫자 '0'이 적힌 날이 수두룩했다. 이씨는 햇수로 21년째 매운탕집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매출은 5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COVID-19) 이전엔 못해도 하루 40만~50만원을 벌던 동네 맛집이었다.

빈 가게에서 속상한 마음을 술로 달래던 지난해 9월엔 뇌경색이 찾아왔다. 이씨는 뇌경색 때문에 발음이 어눌해졌다며 "권리금만 6000만원을 냈는데 장사가 안 돼 허무하다"고 했다.

이씨는 "월세는 매달 200만원씩 나가고 인건비랑 물가는 계속 오르니 지난해부터 대출만 4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수도권 식당·카페의 영업시간 제한을 밤 10시로 1시간 연장하고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한 6인 모임을 허용했다. 하지만 매운탕집엔 아직 4인 이상 손님이 한 팀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손님을 기다리며 콩나물을 무쳐놨지만 이날 상에 내놓지 못한 반찬 한 통을 그대로 버렸다.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씨는 "대출 받아둔게 있어 장사를 접으면 큰일난다"며 "그나마 월세가 인근보다 저렴해서 다행인데 다른 가게들은 죽지 못해 장사하는 상황"이라고 힘없는 웃음을 내보였다.

"66조원 넘는 빚, 45만3000개 매장 폐업" 자영업자 단체들의 호소
9일 서울 강북구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사단법인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회원들이 집합금지 해제 촉구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는 이씨 한 사람만이 아니다. 자영업자 단체들은 수도권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반발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8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차량 시위를 진행했다. 깜빡이를 켠 채로 차량을 운전하며 행렬을 유지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다.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000여대가 넘는 차량이 참여했다.

비대위 측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은 20%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지난 1년6개월간 집합금지 등 자영업자만 때려잡는 방역정책을 했고 그 결과 우리는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고 45만3000개 매장을 폐업했다"고 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도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내린 형벌인 강제집합금지는 너무도 길고 잔인한 권력 남용"이라며 "일터에서 웃고 떠들며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조지현 비대위 공동대표는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유지한다면 전국적인 보이콧(영업 강행)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다시 시위를 할 수도 있겠지만 다들 장사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집합 제한 조치가 완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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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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