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현대차그룹은 에너지기업을 꿈꾸나

입력 2021. 9.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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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 그리고 사용까지

 수소 사회를 향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강하다. 물론 수소를 만드는 방식은 여전히 논란이지만 수소 사회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게 아닌 만큼 지금부터 걸음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가능성은 오랜 시간 검토해 왔다. 투싼 연료전지부터 현재 넥쏘 수소전기차에 이르기까지 고가 제품을 내놓으며 수소의 미래 가능성을 타진해왔고 이제는 확신으로 바꾼 모양새다. 관련해 오랜 시간 그룹 내 수소 사업을 총괄하는 임원의 말이 떠오른다. 토요타가 1994년 하이브리드를 처음 내세웠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되겠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자동차회사가 하이브리드 제품을 내놓았다는 언급이다. 이후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의 대세가 됐고 토요타는 누적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대는 BEV를 주목하는 요즘도 여전히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자동차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토요타의 끈기 전략이 현대차에 영향을 미쳤음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당시 해당 임원은 "현대차그룹이 수소 시대를 개척해 모든 자동차회사가 따라오도록 만들 것"이라며 "수소 시대는 반드시 열릴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지금, 현대차그룹의 수소 행보는 본격화됐다. 그런데 한 가지 이전과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단순히 수소를 자동차용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한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선박, 항공, 트램 등 갖가지 이동 수단은 물론 때로는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BEV 충전을 포함해 건물에도 전력을 공급한다. 이른바 화석연료를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수소로만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100% 수소 사회를 꿈꾼다는 사실이다. 

 그러자면 수소의 생산부터 마지막 사용까지 에너지 흐름이 원만하도록 가치 사슬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것은 완벽한 에너지 공급망이다. 수소를 직접 생산하고 저장, 유통하는 것은 물론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이동 수단, 그리고 건물과 산업 공장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다. 그간 그룹의 주력사업이 이동 수단을 제조하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이동 수단을 만들되 필요한 에너지도 직접 생산해 '에너지-이동 수단-이동 서비스'로 연결되는 수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보한다는 얘기다. 

 사실 자동차회사는 그간 에너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에너지기업이 생산하는 에너지의 종류에 따라 동력발생장치를 만들어온 탓이다. 실제 100년 이상 석유를 주력 에너지로 사용한 만큼 자동차회사는 석유를 태우는 내연기관을 만들어 동력을 얻었을 뿐이다. 나아가 에너지기업이 LPG를 내놓으면 그에 맞춰 LPG 엔진을 개발했고 천연가스를 보급하면 마찬가지로 천연가스 내연기관을 자동차에 탑재했다. 다시 말해 에너지기업이 에너지를 공급하면 그에 맞춘 동력기관을 개발, 운용했을 뿐 사실상의 주도권은 에너지기업이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화석연료의 탈피 움직임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쉽게 보면 자동차회사의 에너지사업 진출로가 열린다는 의미다. 그리고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에너지를 '수소'를 지목하고 연구개발을 꾸준히 지속해왔다. 주력이 자동차제조여서 첫 시작을 수소 전기차로 했을 뿐 이면에는 수소와 연관된 일상의 모든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거대 청사진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소를 만들고 유통도 하며 수소를 활용한 발전은 물론 여기서 만들어진 전력을 사용하는 건물, 그리고 수소로 동력을 만들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는 여객 및 화물 이동 수단의 제조와 서비스까지 모두 망라한다는 메시지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정부와 국내 여러 관련 기업의 동참을 요구했다. 홀로 모든 가치 사슬망을 완성하는 것은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무척 버거운 탓이다. 그러자 그간 곁눈질을 하던 여러 기업도 출발선이 뒤로 밀릴 것을 우려해 동참했고 정부 또한 탄소 중립을 위해 미래 수소사회를 선언하는데 이르렀다. 그래서 현대차그룹의 장기적인 미래전략은 '수소 에너지기업'이라는 말이 나온다. 자동차와 로봇, UAM, 선박 등 움직이는 모든 이동 수단을 만들되 필요한 동력원도 직접 제공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차그룹은 무엇으로 불릴까? 지금까지는 자동차회사였지만 앞으로는 수소 에너지기업으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예전 토요타 연구개발부문 담당자를 만났을 때 물었던 말이 생각난다. 토요타의 미래는 어떤 회사일까?라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수소 에너지기업'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기름에서 수소로 전환되는 시대에 에너지기업을 꿈꾸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권용주(자동차 칼럼니스트, 국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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