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Q&A] 태풍에도 끄떡없는 돌담의 탄생 이야기

고동명 기자 2021. 9.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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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 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문화(저자 김오진)'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돌담을 쌓게 된 계기는 고려 고종 때 판관 김구가 토지의 경계를 지으려고 명령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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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경계 명확하게 하려고 축조..방풍 효과 탁월

[편집자주]'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 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뉴스1제주본부는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독자라면 제보도 받는다.

제주 구좌지역 밭담 전경.(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 News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바다뷰(view)', '한라산뷰'와 더불어 인기있는 풍경이 '밭뷰'라고 한다.

'밭뷰'에 빼놓을 수 없는게 돌담이다.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아담하고 정감있다는 점에서 돌담은 제주와 닮았다.

제주에 있는 모든 돌담을 이어붙인 총 길이는 총 3만6355㎞, 이 가운데 밭담이 약 2만2000㎞ 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모습이 마치 검은 용을 닮았다고 해 밭담은 '흑룡만리(黑龍萬里)'로 불리기도 한다.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문화(저자 김오진)'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돌담을 쌓게 된 계기는 고려 고종 때 판관 김구가 토지의 경계를 지으려고 명령한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 경작지는 토지 소유의 경계를 나타내는 구획 표시가 없어 지역 토호들이 관리들과 결탁해 백성의 토지를 강점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김구는 돌을 모아 담을 쌓아 토지 경계를 만들도록 하자 분쟁이 잠잠해졌다고 한다.

특히 돌담은 강한 바람을 막는 방풍 역할도 했다.

바람으로 유명한 제주는 그만큼 예부터 풍해가 많았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북상 중인 2020년 9월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치고 있다. .2020.9.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최첨단 시설이 즐비한 21세기에도 태풍이 오면 전국이 긴장하는데 수백년전 조선시대에는 오죽했을까.

중종실록(1514년)에는 "나무 뿌리가 뽑히고 기와가 날려서 관사와 창고가 많이 무너졌다. 무너진 민가가 452호, 죽은자도 또한 많았고 부서진 배가 82척이다"는 기록이 있다.

고종실록(1865년)에는 "동남풍이 크게 일면서 비까지 퍼부어 바람에 기왓장이 날아가고 돌이 구르고 나무가 부러지고 집이 뽑혔다. 관아 건물은 무너지고 낡은 민가들은 떠내려갔으며 곡식도 결딴이 나 온 섬이 허허벌판이 됐다"는 내용이 있다.

해안에 도달한 강풍은 풍속과 풍향이 무작위로 변하는 난류로 변한다. 밭담은 이 난류의 풍속을 경감하는 좋은 시설이라고 한다.

구멍이 숭숭 뚫려 약해보이는 밭담은 아무리 강한 바람에도 잘 무너지지 않는다.

그 비결은 뭘까?

돌과 돌 사이에 뚫려있어 약해보이지만 오히려 이 구멍으로 바람이 빠져나가 풍압을 덜 받게 한 것이다.

또한 제주는 바다로 둘러싸여 파도가 치면서 바람에 날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데 이를 막는 것도 돌담의 역할이었다.

소박해 보이는 밭담은 도민들이 이처럼 자연의 거대한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다.

밭담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에는 국가중요농업유산, 2014년에는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의 영광을 안았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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