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칼군무 추던 로봇개, 현대차 스마트팩토리 취직한다

정한결 기자 입력 2021. 9. 11. 06:38 수정 2021. 9. 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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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물류·생산시설 자동화에 나선다. '만년적자'이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 상용화를 앞두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 산업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내믹스 로봇으로 물류·생산시설 자동화
스팟.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10일 간담회를 열고 현대차그룹과의 협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로봇 상용화를 통한 물류·생산시설 자동화 및 모빌리티의 미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을 활용한 솔루션을 전방위로 적용하게 될 것"이라며 "상해를 입을 수 있는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대신해서 일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로봇개 '스팟'을 이용해 현대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에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출시한 스팟은 상업적으로 이용가능한 최초의 로봇으로 사람 대신 화학공장, 핵 시설 등 위험한 장소에서 위험 물질을 점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산업 환경에서 안전하고 정확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하며, 4족 보행으로 일반적인 로봇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도 갈 수 있다.

아론 사운더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미 스팟을 현장에 배치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팀과 협력하고 있다"며 "스팟을 생산시설에 대한 이동식 점검, 경계보안 솔루션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치가 컨테이너에서 상자를 운반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물류로봇 '스트레치'를 활용한 물류산업의 자동화에 나선다. 노동강도가 높아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하차 작업 등을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치는 창고 자동화를 목적으로 개발된 보스톤다이내믹스의 최신 로봇이다. 트럭과 컨테이너에서 1시간 동안 800개의 상자를 운반할 수 있으며, 좁은 공간에서도 최대 23㎏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플레이터 CEO는 이에 대해 "오늘날에도 매년 5000억개 이상의 상자가 사람들에 의해 수동으로 이동되고 있으며, 끊임없는 반복과 과중한 부하로 창고 업무 중 가장 부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작업"이라며 "스트레치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봇들을 활용해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물류산업을 엔드 투 엔드 솔루션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틀라스가 파쿠르 코스를 완주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통해 모빌리티 쪽에 대한 연구도 병행한다. 사람과 유사한 크기(1.5m, 89kg)의 아틀라스는 28개의 유압관절을 적용해 사람과 유사하게 걷고 뛸 수 있다. 실시간 인식과 예측 제어를 통해 주변 환경을 스스로 해석하고 이에 따라 동작을 조정한다. 현재 아틀라스는 주로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당장 이를 상용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봇에 활용되는 기술은 현재 자율주행 차량에도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운더스 CTO는 "자율주행이동 로직을 차량에도 적용가능하다"며 "자율주행차량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로보틱스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유사하기 때문에 상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레이터 CEO도 "기술 측면에서 자동차 산업과 로봇 산업의 미래는 비슷하다"며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며 배터리가 탑재돼야 하는 부분도 유사하다. 현대차그룹과의 많은 공통점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수많은 협업 기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 상용화'로 미래 먹거리 산업 확보 가속
로버트 플레이터 CEO, 애론 사운더스 CTO가 스팟을 시연하며 설명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배 지분의 80%를 사들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물류·안내 및 지원·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과 로봇팔, 비전·인지·판단 등의 기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면서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인수를 계기로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었다. 제조·물류·건설 분야에서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 등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했다.

인수 당시 기업가치만 약 11억달러(1조2482억원)로 빅딜이었다. 하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가 1992년 창사 이래 손익분기점을 본 적이 없어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당초 구글은 2013년, 소프트뱅크는 2018년에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매각에 나섰다.

우려와 달리 결국 로봇 상용화에 한걸음씩 다가서면서 현대차그룹가 예상한 미래 먹거리 산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스팟 상용화 이후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스트레치도 상용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익이 더욱 늘어갈 것"이라며 "로봇의 상업적 성공으로 사업도 확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스팟과 함께 내년 스트레치 상용화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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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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