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으면 죽을 수도 있지"..불안감 부채질하는 부모의 말 [초보엄마 잡학사전]
과민하지는 않지만 조금은 예민한 큰아이가 떠올랐다. 유독 죽음, 질병을 두려워해 잠들기 전 무서움을 많이 탄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평상시 아이 질문에 과하게 반응한 내 말들이 떠오른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를 조심하라고 하면 될 것을 노파심에 큰 트럭에 치이면 죽는다고 하거나, 낯선 곳에서는 부모 손을 꼭 잡고 다녀야 한다고 하면 될 것을 손을 안 잡고 다니면 영영 헤어지게 된다는 식 설명이 아이의 두려움을 극대화한 것이다.
아이가 더 조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지만, 아이는 낯선 곳에 가면 땀이 나도록 손을 꽉 잡았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더 조심스러워했다. 안전에 있어서는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지만, 아이가 안전에 예민해지니 너무 과하게 조심시켰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궁금해하면 정확히 알려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극단적인 결과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버섯을 먹거나 말벌에 쏘이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많이 먹거나 심하게 쏘이면 병원에 가야 할 수도 있다고 답하니, 벌이 근처에만 와도 벌벌 떤다. 이쯤되니 어디까지 알려줘야 할지 헷갈린다.
연고를 먹으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던 아이 이야기로 돌아오자. 이 상황에서 아이에게 적절한 엄마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 방송에 출연한 육아 전문가는 "연고가 입에 조금 닿거나 한 번 먹는다고 별일이 일어나지는 않아"라고 답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나 역시 아이에게 다음부터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좌우를 살피고 건너는 게 좋다고, 낯선 곳에서는 부모 손을 잘 잡고 다녀야 한다고 할 걸 그랬다. 아니, 아직 늦지 않았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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