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부동산] 부동산 규제에 투자처 잃은 종잣돈 어디로 몰렸나?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오피스텔 등 부동산 규제로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생활숙박시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파트, 오피스텔과 달리 투자에 대한 규제 및 세금 부담이 낮고, 안정적인 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새 투자처 생활숙박시설 뜬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레지던스로 잘 알려진 생활숙박시설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아 세금, 대출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및 보유세 등에 부담도 적으며, 청약에 있어서도 별도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외국관광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부산, 여수, 속초 등 국내 관광지에서 분양하는 생활숙박시설의 청약경쟁률은 세 자릿수를 기록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분양된 '롯데캐슬 드메르'는 이틀간 진행한 공개청약에서 평균 35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6월 전남 여수시 웅천지구에서 분양했던 '여수 웅천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도 평균 271대 1의 경쟁률로 청약접수를 일찌감치 끝냈다.

전국적으로 생활숙박시설의 공급도 앞다퉈 이뤄지고 있다.

국내 대표 관광명소인 강원 속초시에서는 '속초 하워드존슨'이 분양 중이다. 속초 하워드존슨은 속초 조양동이 위치하며, 전용면적 22㎡~54㎡, 총 476실 규모로 지어진다. 이 생활숙박시설은 청초호와 동해바다, 설악산의 중심에 들어서는 만큼 일부 객실에서 자연 조망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그룹 '윈덤그룹'의 하워드존슨이 적용돼 브랜드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부산에서도 생활숙박시설이 공급된다. 부산진구 부전동 일대에서는 대우건설이 생활숙박시설을 공급한다.'서면 푸르지오 시티 시그니처'는 지하 3층~지상 36층, 4개 동, 총 715실 규모다. 해운대구에 공급되는 '해운대 에비뉴'는 지하 4층~지상 25층, 1개 동, 총 183실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과 해운대 해수욕장이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건축법 개정 '옥석가리기' 본격화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로 사실상 투자가 막힌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생활숙박시설이 건축 목적과 달리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양 자체를 막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분양이 금지되기 전에 미리 분양을 받아 놓으려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다만, 지난 4월부터 시행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생활숙박시설을 더 이상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위탁업체 의무화 등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도 높은 규제가 주택시장에 몰리면서 매입을 통한 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숙박시설이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건축법 개정안으로 생활숙박시설을 더 이상 주거시설로 활용하게 없게 되면서 높은 임대수요를 갖췄는지, 투명한 운영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 등의 요소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