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넘으면 증상없어도 5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 받아야

권대익 2021. 9. 1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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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만8,000명 대장암 진단
용종만 제거해도 70~90% 감소
매년 2만8,000명이 새로 대장암 진단을 받는다. 게티이미지뱅크

9월은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정한 ‘대장암의 달’이다. 대장암의 달은 대장암의 위험과 건강관리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7년 제정돼 올해로 14회째를 맞는다.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매년 2만8,000명이 새로 대장암 진단을 받는다. 위암과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국내 발생률 4위다.

김지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다행히 대장암은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에 발견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며 “5년 생존율이 75%를 넘는다”고 했다.

그러나 대장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늦게 발견하면 치사율이 높다. 2019년 대장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7.5명으로 국내 암 사망 원인 3위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입을 통해 소화기관인 식도, 위, 소장, 대장을 거쳐 대변으로 배설된다. 대장은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분으로 소장 끝에서 시작해 항문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하복부에서 시작되고 길이는 1.5m 정도다.

대장에서는 음식으로 섭취한 물과 전해질이 흡수된다. 대장 내에서 음식물은 12~25시간을 보낸 후 소화되지 않고 남은 물질은 분변으로 배출된다.

대장암에 걸리면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김지훈 교수는 “대장에 암이 생기면 장의 연동 운동이 더뎌지면서 변비가 생기거나 피가 묻어나는 혈변ㆍ검은 변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대장 안의 악성 종양으로 대장이 좁아지면서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복통ㆍ체중 감소ㆍ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변이 나오면 흔히 치질이라고 생각해 방치하기 쉽지만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사례가 있다.

이전과 다르게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가늘어지고 혈변을 보는 등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긴다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필요하면 대장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의 80% 정도는 고지방ㆍ고칼로리 음식, 비만,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 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고기나 소시지, 햄, 베이컨 같은 육가공품을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장암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에 생기는 용종이 자라서 암이 된다. 즉 용종만 잘 제거하면 대부분의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다.

초기 대장암은 증상이 없다. 최근 대장암 발병 연령이 젊어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만 40세가 되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한 5년 주기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 용종 여부를 눈을 확인할 수 있고, 또 내시경을 하는 동안 용종을 떼어내기 때문에 대장암 검사와 예방이 동시에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대장 내시경 검사가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보건 의료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33만 건이 시행되었던 대장 내시경 검사는 2020년 221만 건으로 12만건(5.6%)이 줄었다.

이렇게 감소한 수치는 2020년 2월에서 4월까지 집중된 것으로, 당시 코로나19 공포로 의료기관 방문을 회피하던 국민 정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이 수검하는 대장암 검진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도권 소재 A대학병원 검진센터의 대장 내시경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825건에 비해 2020년에는 3,578건으로 시행 건수의 54%가 줄었다.

유창식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은 “혈변, 복통, 체중 감소 등은 대장암 주증상으로 많이 알려졌는데, 이런 갑작스러운 증상 변화에는 대장암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해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엄준원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고려대 안산병원 외과 교수)은 “이번 학회 연구 데이터 결과 대장암 검진율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병원 방문 자체를 꺼려 대장암 조기 진단을 놓치는 분이 상당수 있었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지훈 교수는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뿐만 아니라 평소 몸 상태에 관심을 두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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