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의 방송 장악에 짓밟힌 강규형, 언론법으론 누구 짓밟나
KBS 이사직 해임을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과 강규형 KBS 전 이사의 법정 공방이 강 교수의 승리로 최종 결정됐다. 3년 8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강 전 이사의 해임 취소 판결에 불복해 문 대통령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본안 심리조차 하지 않았다. 그만큼 문 대통령 주장은 말이 되지 않았다.
문 정권이 강 이사를 해임하는 과정은 이들이 말하는 언론 개혁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통령 당선 7개월 후인 2017년 12월 강 이사를 해임했는데 의도는 뻔했다. 강 이사 해임으로 KBS 이사회의 여야 구도가 여당 다수로 역전됐고, 친정권 사장을 내세울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극히 사소한 법인카드 유용을 구실로 강 이사를 해임하고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양승동씨를 사장에 앉혔다. 그런 그가 사장 후보 면접 때 세월호 리본을 달고 나와 ‘적폐 청산’을 외쳤다고 한다. 그러곤 재임 3년 동안 만성 적자의 친문(親文) 방송으로 만들었다.
문 정권의 강 이사 축출엔 KBS 언론노조원들이 앞장섰다. 강 이사가 재직하는 대학에 몰려가 시위하고 대학 총장에게 압력을 가했다. 그래도 물러나지 않자 회사 데이터를 빼내 강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파악했다. 강 이사 가족사진을 들고 강 이사가 사는 동네 음식점을 돌아다니면서 개인적인 유용 여부를 캐내기까지 했다.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몰려가 해임을 요구했다. 홍위병이 따로 없었다. 감사원과 방통위도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권력의 흥신소로 전락했다. 이 막장극을 주도한 KBS 언론노조 간부들은 줄줄이 KBS 간부로 올라갔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언론을 장악한 이들이 지금은 언론징벌법을 만든다고 한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 강 이사가 당한 고난이 다 말해주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교사인 척.. 학생 틈에 섞여 보이스피싱범 잡은 경찰
- “요구사항 안 들어준다” 지적장애인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여성 징역형
- ‘미용실인 줄…’ 유튜버 살인범이 입은 가운 정체는?
- “우원식 뽑은 89명 색출하라”...강성 당원들 秋 탈락에 격앙
- 오동운, ‘채 상병 의혹, 尹 소환하나’ 질문에 “일반론으로 동의”
- [오늘의 운세] 5월 19일 일요일 (음력 4월 12일 癸未)
- [오늘의 운세] 5월 18일 토요일 (음력 4월 11일 壬午)
- 尹 “R&D 키우기 위해 예타 폐지, 투자 규모도 대폭 확충”
- 교회서 멍든 채 숨진 여고생…국과수, “학대 가능성 있다”
- 단독 선두 최경주, 54세 생일에 KPGA 최고령 우승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