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나폴리 피자·커피 그리울 땐… 여기서 향수 달래요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21. 9. 1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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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장인의 단골
이진형 핏제리아오 셰프
서울 방배동 '시스트로'의 앉은뱅이밀 리소토(앞)와 우리 큰닭 스테이크(오른쪽), 바칼라./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 대학로 ‘핏제리아오’ 이진형 셰프는 이탈리아 본토에서 열린 피자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지난 2019년 로마에서 열린 ‘피자 월드컵’에서 일반 피자보다 크고 길쭉한 메트로·팔라(Metro·Pala) 피자 부문에서 20여 국 피자 장인 70여 명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연예인들에게 피자 만드는 법을 가르치며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의 피자 스승’으로도 유명한 그는 본래 요리사 출신이 아니다. 부사장으로 경영을 총괄하던 그는 어렵게 뽑은 이탈리아 요리사들이 “피자 굽는 건 싫다”며 떠나는 일이 이어지자, “이럴 바엔 내가 직접 굽겠다”며 나섰다. 나폴리 유명 피자집에서 4개월간 무보수로 일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고, 3년 만에 세계 피자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빠르게 피자 전문가가 됐다.

“나폴리에서 먹고 마시던 피자와 에스프레소 커피가 그립다”는 이 셰프가 이탈리아에 대한 향수를 달랠 때 찾는 음식점 4곳을 소개한다.

시스트로

“이탈리아 동네 트라토리아(trattoria)에서 먹는 듯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요. 앉은뱅이밀로 만드는 리소토(risotto)는 탱글탱글 씹는 식감이 재밌어서 갈 때마다 주문해요.”

트라토리아는 소박한 음식에 와인 한두 잔 곁들일 수 있는 선술집을 말한다. 방배동 이수역 뒷골목 시스트로는 전북 완주에서 항생제 먹이지 않고 키운 닭, 경기도 양동 부추, 경북 영주 고구마 등 한반도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우수한 식재료를 이탈리아 요리 본연의 맛을 잃지 않은 음식으로 풀어낸다. 토종 종자인 앉은뱅이밀로 만드는 이탈리아 쌀 요리 리소토가 대표적이다. 합리적인 가격대 와인을 다양하게 갖췄다. 선술집답게 모든 음식이 와인과 찰떡궁합이다.

앉은뱅이밀 리소토 2만1000원(사프란)·1만6000원(토마토), 부추 소스 우리 큰닭 스테이크 2만6000원, 바칼라 2만원. 서울 서초구 방배천로24길 25, (02)587-1230

홍신애솔트2호점

“작지만 편한 밥집 같은 이탈리아 식당입니다. 추천 메뉴는 깔끔하면서 감칠맛 좋은 ‘명란 파스타’와 구운 가지·페타 치즈·애플민트의 삼합이 조화로운 ‘가지 요리’입니다. 연예인들과 가끔 마주치는 재미는 덤이죠.”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 홍신애씨가 운영하는 음식점. 국내외 가장 좋은 재료를 ‘홍신애답게’ 풀어낸다. 몸에 동그란 반점이 있는 남해산 달고기를 튀김옷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뒤 홍씨가 개발한 매콤 고소 특제 소스를 곁들인 ‘피시 앤드 칩스’가 대표적이다. 부산 덕화 명란과 이탈리아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그라냐노(Gragnano) 지역에서 생산한 파스타로 만드는 명란 파스타도 훌륭하다.

저염 명란 파스타 2만5900원, 영국에도 없는 피시 앤드 칩스 3만5900원, 올리브오일에 천천히 구운 가지 요리 2만1900원. 서울 강남구 학동로 223-9, (02)545-5606

다 안토니오

“공기 좋고 풍광 좋은 양평에서 여유 있게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정통 리스토란테(레스토랑)입니다. 직접 뽑은 생면 파스타와 수제 디저트 등 모든 음식이 나무랄 데가 없어요. 코스 메뉴 가성비가 아주 좋아요.”

서울에서 오랫동안 요리학교와 식당을 운영하며 이탈리아 요리를 한국에 알린 공로로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 작위 문화 훈장’을 받은 안토니오 심 오너셰프가 운영한다. 심 셰프는 “단품 주문도 가능하지만 손님의 80%가 코스를 주문한다”고 했다.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데구스타지오네(코스 메뉴) 7만·9만·13만원(2인분 이상 주문 가능), 부라타 토마토 샐러드 2만4000원, 화덕 피자 마르게리타 부팔라 3만2000원. 경기도 양평 옥천면 향교길45번길 13, (031)773-5228

마리오네

“넓은 줄무늬 차양, 레몬 그림이 그려진 타일, 밝은 노란색으로 칠한 벽 등 나폴리 변두리 피자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해요. 피자도 훌륭하지만 큼직한 고기를 저온에서 천천히 끓인 나폴리식 라구(토마토 소스)를 얹은 파스타를 꼭 드셔 보세요.”

국내외 여러 피자 대회에서 우승한 김주영 셰프가 장작 화덕에서 정통 나폴리 피자를 굽는다. 대표 메뉴는 ‘마르게리타 잘로’. 잘로(giallo)는 노란색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나폴리 인근 에르콜라노에서 재배하는 노란 토마토 소스를 발라 굽는다. 통조림 참치를 얹은 ‘톤노 마레’ 등 국내에서 맛보기 힘든 본토 피자가 다양하다.

마르게리타 잘로 1만9500원, 톤노 마레 2만2000원, 라구 나폴레타나 2만1000원. 서울 성동구 성수2로12길 15, (02)466-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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