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테니스 女결승 '10대 맞대결'
주니어 대회가 아니다.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에서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이 열리는데 열아홉 동갑내기 소녀 둘이 맞붙는다.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73위)와 에마 라두카누(영국·150위)가 20대 언니들을 줄줄이 꺾고 결승까지 진격했다. 10대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르는 건 1999년 US오픈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당시 17세)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당시 18세)를 누르고 우승한 이후 22년 만이다.
10일 준결승 코트엔 페르난데스가 먼저 나섰다. 상대는 키가 15㎝ 더 큰 세계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키 182㎝). 언뜻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처럼 체격과 힘의 차이가 현격했다. 하지만 앞서 오사카 나오미(일본·3위)와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5위)를 눌러 ‘자이언트 킬러’로 불리는 페르난데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2시간 21분 접전 끝에 페르난데스의 세트스코어 2대1(7-6 4-6 6-4) 승리. 사발렌카의 강서브와 파워 스트로크는 들쭉날쭉해 범실 52개를 쏟아낸 반면, 페르난데스의 라켓은 시종일관 침착했다. 범실은 23개. 페르난데스는 결승행을 확정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는 없다”고 환하게 웃었다. 사발렌카는 “스스로 무너져버렸다”고 한탄했다.
코트를 넘겨받은 에마 라두카누는 1시간 23분 만에 마리아 사카리(그리스·18위)를 세트스코어 2대0(6-1 6-4)으로 제압했다. 예선 3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라두카누는 이날까지 총 9경기를 무실 세트로 이기는 절정의 기세를 뽐냈다. 베이스 라인에 자석을 박아놓고 치는 것처럼 매 샷이 정교했다. 예선 통과 선수가 메이저 단식 결승에 진출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전례가 없다. 라두카누는 “그저 하루하루에 충실할 뿐인데 매일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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