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의 띠지 풀고 책 수다]웹툰에서 '툰'만 쏙.. 반갑다, 종이만화책

이호재 기자 2021. 9.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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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보는 웹툰이 종이책으로 속속 출간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전자상거래 사이트 '웹툰프렌즈'를 열고 웹툰을 종이책으로 만들어 팔고 있는데 종수만 100여 종에 달한다.

이 책은 2009∼2011년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종이책으로 낸 것이다.

스마트폰과 종이책으로 해당 웹툰을 비교해보니 스마트폰에선 한 화면에 2, 3컷이 담겼지만 종이책에서는 양 페이지에 걸쳐 13, 14컷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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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전 5권)/주동근 글·그림/1, 2권 각 296쪽,3, 4권 각 320쪽,5권 312쪽·각 1만5000원·문학동네
이호재 기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보는 웹툰이 종이책으로 속속 출간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전자상거래 사이트 ‘웹툰프렌즈’를 열고 웹툰을 종이책으로 만들어 팔고 있는데 종수만 100여 종에 달한다. 기존 출판사들도 웹툰을 종이책으로 펴내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람들도 수만 원짜리 웹툰 종이책에 선뜻 지갑을 열고 있다. 웹툰 전성기가 낳은 현상들이다.

이 책은 2009∼2011년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종이책으로 낸 것이다. 웹툰은 총 131화다. 네이버웹툰은 연재가 진행될 때는 매주 일정 회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연재가 끝난 후 이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 보통 웹툰 1화를 보는 데 200원이 든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웹툰으로 모두 본다면 2만6200원을 결제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총 5권으로 발간된 종이책 값은 7만5000원(권당 1만5000원). 웹툰을 보는 데 드는 비용의 약 3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그런데도 왜 독자들은 종이책을 살까.

출판사 관계자는 “웹툰 마니아들의 소장 욕구를 노린 마케팅 덕분”이라고 말했다. 특정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은 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갖고 싶어 한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성(物性)이 주는 매력을 마니아라면 뿌리치기 쉽지 않다. 물론 실질적인 이득도 있다. 웹툰은 해당 회차를 대여하는 방식이다. 사흘이 지나면 재결제를 해야 볼 수 있다. 반면 책은 한 번 사면 계속 소장할 수 있다. 작품을 두고두고 오래 볼 사람이라면 책을 사는 게 더 나을 수 있는 셈이다.

널찍한 크기도 종이책의 매력이다. 웹툰은 PC로도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본다. 이번 신간은 세로 22.4cm, 가로 15.3cm다. 스마트폰과 종이책으로 해당 웹툰을 비교해보니 스마트폰에선 한 화면에 2, 3컷이 담겼지만 종이책에서는 양 페이지에 걸쳐 13, 14컷을 볼 수 있었다. 두 매체의 여백 크기가 서로 다른 걸 고려해야 하지만, 여러 컷이 한눈에 들어오는 건 분명 큰 매력이다.

가장 좋았던 건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빌려 보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쥐지 않으니 유튜브를 볼지, 카카오톡 답장을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방에 콕 박혀 만화를 보면서 시간을 즐겁게 ‘낭비’하던 때처럼 아무 생각 없이 만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 물론 언제든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의 특성과 맞는 건 스마트폰이기는 하다. 기자 역시 대부분의 웹툰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종이책으로 웹툰을 보는 것은 어떨까. 누구나 ‘웹’을 뺀 채 ‘툰’(만화·cartoon)에만 집중하고 싶을 때가 있을 테니까.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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