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카카오, 전형적 재벌 모습.. 플랫폼 공정화법 정기국회 처리"

이윤태 기자 2021. 9. 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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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규제 드라이브]
플랫폼기업 갑질 2배 과징금' 등.. 관련 규제 법안 8개 국회 계류
을지로委 플랫폼 갑질사례 수집..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겠다"
내달 국감서도 집중 공세 별러.. 일각 "대선앞 공정이슈 부각 의도"
“카카오가 대기업, 재벌로 되어가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10일 “기업의 자유도 인정하지만 기존에 운영하던 사업자들을 경쟁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정당한 방식이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카카오로 대표되는 거대 플랫폼 기업을 연일 조준하고 있다. 민주당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이른바 ‘플랫폼 갑질 금지법’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기업이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시장 독점으로 산업 생태계가 교란되면서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 및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것. 민주당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하는 국회 국정감사를 벼르고 있다.

○ 與, “플랫폼 갑질 금지법 처리한다”

민주당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플랫폼 갑질 방지법을 연내 처리하기로 했다. 정책위 소속인 한 여당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기조를 정했다”며 “워낙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안이라 국감에서부터 관련 논의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엔 의원 입법안과 정부안을 포함해 8개의 플랫폼 갑질 방지법이 계류 중이다. 이 중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에 ‘갑질’을 하면 법 위반 금액의 2배(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미 민주당이 갑(甲)의 횡포로부터 을(乙)을 지키겠다는 모토를 내걸고 출범한 조직인 을지로위원회는 플랫폼 기업의 구체적인 갑질 사례 수집에 나섰다. 을지로위는 7일부터 10일까지 ‘플랫폼 경제, 을(乙)과의 연속 간담회’를 열고 물류·유통, 교통, 숙박, 전문 직종 등 플랫폼 기업과 충돌하고 있는 소상공인 및 종사자 단체를 불러 피해 사례를 청취했다.

당 지도부도 이 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잇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일 국회를 통과한 ‘구글갑질방지법’을 언급하며 “소비자, 입점 업체에 큰 부담인 약 20%에 달하는 플랫폼 수수료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당 대표도 7일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선 안 된다”고 했다.

○ 대선 앞두고 ‘공정’ 부각 의도라는 분석도

민주당이 플랫폼 기업을 겨냥하고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플랫폼 산업이 급성장한 데 반해 관련법과 제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기업은 급성장했지만 배달기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카카오는 해외 법인을 포함해 계열사가 총 158개에 달한다”며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탈 논란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제한, 전통시장 주변 입점 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 반면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온라인 거래라는 이유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있다”며 “15분 만에 생필품을 배송하는 대형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동네 마트 등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플랫폼 공정화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플랫폼 기업들을 조준하고 나선 또 다른 이유는 소상공인,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다. 여권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플랫폼 기업들”이라며 “하지만 성장에 맞는 책임을 지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다시 한 번 ‘공정’이라는 화두를 꺼내들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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