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천적' 이민호 "한화의 공략 라인업 몰랐다..열심히 던졌을 뿐" [스경X인터뷰]

잠실 | 김하진 기자 2021. 9. 10. 21: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선발로 등판한 LG 이민호. 연합뉴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파격적인 라인업을 내놓았다.

포수인 최재훈을 1번 지명타자로 배치하고 라인업에 들어가는 타자 9명 중 8명을 우타자로 배치했다.

이날 LG 선발인 이민호를 공략하기 위함이었다. 이민호는 2020년과 2021년 2시즌 동안 한화를 상대로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 0.70으로 무척 강했다. 올해에는 한화전 3경기에서 3승을 모두 챙겼다.

LG 이민호가 10일 잠실 한화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한화는 천적을 이겨내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썼다. 우완 투수 이민호가 좌타자 피안타율이 0.201이지만 우타자 피안타율이 0.263으로 더 높았던 것을 감안했다.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은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며 출루를 할 수 있다”며 “출루에 능한 선수를 앞에 세우고 후속타자의 도움을 기대하는게 효과적”이라며 최재훈을 톱타자로 내세운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민호는 한화의 이같은 전략도 뛰어넘었다. 이민호는 이날 7이닝 1안타 1볼넷 8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0승리를 이끌었다.

한화가 내세운 1번 타자 최재훈을 상대로는 2개의 삼진을 빼았고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유일한 안타는 오히려 좌타자인 하주석에게 맞았다. 4회 2사후 하주석에게 우전 안타를 빼앗겼다. 볼넷은 7회 2사 후 김태연에게 하나 내준게 다였다.

큰 위기 없이 경기를 이끌어간 이민호는 투구수 90개만으로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 148㎞의 직구(47개)와 슬라이더(35개), 커브(8개)를 고루 섞었다.덕분에 LG는 정우영, 고우석 불펜 두 명 만으로도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이민호는 시즌 7승째(6패)를 거두며 팀내 국내 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타선에서는 저스틴 보어가 홀로 2득점을 이끌어냈다. 2회 보어의 밀어내기 볼넷, 그리고 4회 1사 1·3루에서도 보어의 1루수 방면 땅볼 때 3루주자 김현수를 불러들이며 추가점을 냈다.

경기 후 이민호는 “한화가 타선 배치를 일부러 그렇게 했는지 몰랐다. 그냥 ‘왜 정은원 선수가 안 나오지? 어디 안 좋은가’라고 생각하고 말았다”며 “한화전 비결은 따로 없다. 올해는 우연이지만 한화를 자주 만나는데 결과가 좋으니까 자신있게 던지는 것 같다. 그냥 열심히만 던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올시즌 최대 8이닝까지 던져봤던 이민호는 완투 욕심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7이닝 막고 내려오면 정우영 형 등 투수가 많으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부터 캐치볼을 할 때 밸런스가 좋았다. 포수 강남이 형이 ‘공 힘이 좋으니까 몸이 빨리 가는 것만 신경쓰고, 치라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했다. ‘네 공의 구위를 쉽게 치는 선수 없다’고 말해주는게 자신감이 올라왔다. 나도 초구부터 치라는 생각으로 던지다보니 볼카운트가 유리하게 나왔다. 삼진도 노린게 아닌데 전보다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음에는 한화 외에도 다른 팀들에게도 강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다. 이민호는 “내가 올해 승리 못했던 팀들을 만났을 때 잘 던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시즌 목표로 “지금처럼 그냥 매경기 열심히 던지다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10승을 무조건 해야된다는 생각이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승리를 못 해도 팀이 이겨야지 우리 팀이 올라갈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으로 던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