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지원금 불만 쏟아지자 2%에게 더 주겠다는 여당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제5차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소득 하위) 88%보다는 조금 더 상향해 최소한 90% 정도”에게 지급하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는 지난 6일부터 나흘간 국민지원금 이의신청이 5만4000여건 접수됐다. 이의신청 접수기한은 11월12일까지이고, 각 지역 주민센터에서도 받고 있어 실제 건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급 기준에 대한 시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여론을 달래려고 2%에게 더 주겠다는 것이다. 당초 80%에서 88%로 넓혔던 국민지원금은 다시 90%로 확대하는 고무줄이 됐다.
건강보험료 기준에 더해 재산세 과세표준, 금융소득 등을 보조지표로 해 대상을 정한 국민지원금은 지급이 시작되자 여러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상위 12%로 분류된 이들 중 상당수가 ‘기준이 이상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한다. 반면 이들의 불만에 대해 ‘잘산다고 자랑하느냐’고 맞받아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민지원금은 선별지급을 결정한 때부터 혼란과 갈등을 예고했다.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한 달 반 만에 지급이 시작됐는데, 예상된 대로다. 건보료가 대표적 소득산정 방식의 하나지만 이를 보완해 기준을 정밀하게 설계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보완이라는 게 이제 와서 기준 경계에 있는 2%에게 선심을 쓰겠다는 수준이다. 국민지원금이 정치논리와 행정편의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의신청과 관련해 “(지급 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애매모호하면 가능한 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의신청 수용 기준 역시 명확하지 않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는 만큼, 앞으로 또 국민지원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시민 모두가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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