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부지 내 토양서 '세슘' 허용 농도 3배 검출
[경향신문]
민관 ‘삼중수소’ 조사단 1차 발표
토양·물서 방사성물질 대량 확인
외부유출 여부엔 “추가 정밀조사”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토양과 물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이 대량 검출됐다. 방사성물질이 외부 환경으로 유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추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월성 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가 벌인 삼중수소 제1차 조사 경과를 발표하고, 월성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주변 토양과 물 시료에서 방사선핵종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2019년 월성 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 내 고인 물에서 최대 71만3000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등 월성 원전 부지 내 고농도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된 국민 불안이 커지자 지난 3월 민간조사위와 소통협의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단과 협의회가 이날 공개한 결과 보고서를 보면 SFB 구조체 주변 토양 시료(심도 9m)에서 감마핵종인 세슘-137이 최대 0.37 Bq/g 검출됐다. 세슘-137의 자체 처분 허용농도(0.1Bq/g)보다 3배가량 많은 양이 나온 것이다. 물 시료에서는 삼중수소가 최대 75만6000 Bq/L, 세슘-137은 최대 0.14 Bq/g이 검출됐다. 세슘-137을 제외한 다른 감마핵종은 검출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1997년 월성 1호기 SFB 저장조 차수막이 원래 설계와 달리 시공됐고, 그 이후부터는 의도했던 차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사단은 “SFB 벽체 저장조 누설수의 삼중수소 농도(15만~45만Bq/L)보다 주변 물 시료의 농도가 높게 측정되고, 감마핵종도 검출돼 추가 유입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방사성물질의 외부 환경 유출과 관련해선 “현재까지 해안 측 기존 사업자 지하수 관측공(심도 약 20m)에서는 유의미한 삼중수소, 감마핵종 농도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방사성물질의 외부 환경 유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향후 기존 및 신규 관측공의 수위 측정, 수리시험, 방사성물질 분석 등의 정밀조사를 실시해 외부 유출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지하수 관측공을 추가로 시추해 추가 유입 경로나 외부 환경 유출 여부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SFB 저장조 차수막 보수를 위한 굴착 공사 중 확인된 오염 토양은 핵종 농도 분석 결과에 따라 자체 처분되거나 방사성폐기물로 처분될 예정이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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