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상서 '무야홍' 외칠까?

김미나 2021. 9.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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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예비후보 12명 가운데 1차 컷오프를 통해 걸러질 후보는 총 8명.

'윤석열 대 홍준표'로 대표되는 후보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우회로를 택한 셈인데, 바뀐 컷오프 방식은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한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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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
홍준표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왼쪽)가 지난 7일 윤석열 후보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는 15일,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예비후보 12명 가운데 1차 컷오프를 통해 걸러질 후보는 총 8명. 시시할 줄만 알았던 예선 결과가 부쩍 관심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원톱’ 자리를 차지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따라잡은 홍준표 의원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으면서다. 두 사람이 벌이는 접전이 치열해질수록, 누가, 얼마큼의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9월 2주차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훑어보면, 윤 전 총장은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돌입한 지난 7월 초 이후 두달 가까이 내림세를 띠고 있다. 반면 홍 의원은 거침없는 상승세다. 급기야 9일엔 전국지표조사와 리얼미터·넥스트리서치 등이 발표한 결과에서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1위를 모두 홍 의원이 차지했다. 홍 의원이 공언해온 ‘골든 크로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한 것이다.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주문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 관련 리스크, 주 120시간 노동과 부정식품 등 각종 실언,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까지 악재가 겹친 윤 전 총장의 기세가 꺾인 것인지 해석은 분분하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60대 이상, 보수 성향에서 여전히 우위를 차지한다. 반면 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 20∼50대, 진보 성향에서 윤 전 총장을 압도한다. 다수의 지역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지지세가 맞붙고 있는 가운데, 홍 의원의 호남 지지율이 눈에 띈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는 이를 두고 진보 진영의 역선택 우려를 제기한다. 홍 의원은 중도·진보 지지층으로 외연을 확장할 후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대선은 우리끼리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홍 의원은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국민의힘 지지층을 잡기 위해 대구·경북 지역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지난 5일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 선거관리위원장은 여론조사 문항에 당 내홍을 촉발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는 대신, 애초 100%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던 1차 컷오프 방식을 ‘당원 투표 20%+여론조사 80%’로 바꾸기로 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역선택 우려는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결론”이라는 이유였다. ‘윤석열 대 홍준표’로 대표되는 후보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우회로를 택한 셈인데, 바뀐 컷오프 방식은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한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막판 룰 수정이 1차 컷오프 순위를 바꿀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선 예선전 1위 결과가 득일지 실일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세론을 확정 지어 바람을 탈 것인지, 상대 후보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올지 계산기를 좀 두드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 후보가 결정될 11월5일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홍 의원이 말한 ‘골든 크로스’가 너무 빨리 온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며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홍 의원 상승세 또한 조정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의원 쪽은 상승세에 올라탄 밴드왜건(편승)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명절을 앞둔 여야 모두 추석 밥상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올 추석 밥상엔 누가 주인공으로 오를까.

김미나 정치팀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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