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상서 '무야홍' 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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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예비후보 12명 가운데 1차 컷오프를 통해 걸러질 후보는 총 8명.
'윤석열 대 홍준표'로 대표되는 후보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우회로를 택한 셈인데, 바뀐 컷오프 방식은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한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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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예비후보 12명 가운데 1차 컷오프를 통해 걸러질 후보는 총 8명. 시시할 줄만 알았던 예선 결과가 부쩍 관심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원톱’ 자리를 차지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따라잡은 홍준표 의원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으면서다. 두 사람이 벌이는 접전이 치열해질수록, 누가, 얼마큼의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9월 2주차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훑어보면, 윤 전 총장은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돌입한 지난 7월 초 이후 두달 가까이 내림세를 띠고 있다. 반면 홍 의원은 거침없는 상승세다. 급기야 9일엔 전국지표조사와 리얼미터·넥스트리서치 등이 발표한 결과에서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1위를 모두 홍 의원이 차지했다. 홍 의원이 공언해온 ‘골든 크로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한 것이다.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주문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 관련 리스크, 주 120시간 노동과 부정식품 등 각종 실언, 최근 불거진 고발 사주 의혹까지 악재가 겹친 윤 전 총장의 기세가 꺾인 것인지 해석은 분분하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60대 이상, 보수 성향에서 여전히 우위를 차지한다. 반면 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 20∼50대, 진보 성향에서 윤 전 총장을 압도한다. 다수의 지역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지지세가 맞붙고 있는 가운데, 홍 의원의 호남 지지율이 눈에 띈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는 이를 두고 진보 진영의 역선택 우려를 제기한다. 홍 의원은 중도·진보 지지층으로 외연을 확장할 후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대선은 우리끼리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홍 의원은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국민의힘 지지층을 잡기 위해 대구·경북 지역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지난 5일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 선거관리위원장은 여론조사 문항에 당 내홍을 촉발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는 대신, 애초 100%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던 1차 컷오프 방식을 ‘당원 투표 20%+여론조사 80%’로 바꾸기로 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역선택 우려는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결론”이라는 이유였다. ‘윤석열 대 홍준표’로 대표되는 후보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우회로를 택한 셈인데, 바뀐 컷오프 방식은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한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막판 룰 수정이 1차 컷오프 순위를 바꿀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선 예선전 1위 결과가 득일지 실일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세론을 확정 지어 바람을 탈 것인지, 상대 후보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올지 계산기를 좀 두드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 후보가 결정될 11월5일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홍 의원이 말한 ‘골든 크로스’가 너무 빨리 온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며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홍 의원 상승세 또한 조정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의원 쪽은 상승세에 올라탄 밴드왜건(편승)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명절을 앞둔 여야 모두 추석 밥상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올 추석 밥상엔 누가 주인공으로 오를까.
김미나 정치팀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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