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앞둔 대선지형 점검..홍준표 가세로 '여야 빅4' 혼전
'무야홍' 홍준표, 윤석열 틈새 파고들어 추월..여야 대결에선 '혼전'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손인해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선두권 판도가 다시 요동치면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10일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하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무서운 상승세로, 한동안 이어지던 여야 '빅 3' 구도에서 순식간에 '빅 4' 구도로 옮겨갔다.
다만 여야 상황을 따로 놓고 보면 민주당이 경선 초반 이재명 후보의 예상 밖 호성적에 이낙연 후보의 추격이 고전하는 모습인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바람을 탄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무섭게 위협하는 양상이어서 추격자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6~7일 조사한 대권 주자 선호도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27.8%, 윤석열 전 총장 19.3%, 홍준표 의원 12.6%, 이낙연 후보 9.8%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조사해 발표한 대권 주자 선호도 역시 이재명 후보가 27%, 윤석열 전 총장이 24.2%, 홍준표 의원이 15.6%, 이낙연 후보가 13.7% 순서로 조사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지난 6~8일 9월2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후보 25%, 윤석열 전 총장 17%, 홍준표 의원 13%, 이낙연 후보 12% 순서였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5%를 넘기 힘들었던 홍준표 의원이 '파죽지세' 같은 상승세로 지지율 박스권에 갇힌 윤석열 전 총장을 넘보는 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이낙연 후보가 추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선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는 이재명 후보 34.9%, 이낙연 후보 26.0%로 양강 구도를 유지했다.
앞선 NBS 조사에서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는 이재명 후보 32%, 이낙연 후보 17%, 넥스트리서치-SBS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 36.6%, 이낙연 후보 18.6%로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는 조사도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주말 충청권 경선에서 기대를 넘는 과반 승리로 '대세론' 기선잡기에 성공한 것이 여론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지사 맹추격에 나섰던 이낙연 후보는 이후 다시 정체 국면을 이어가면서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야권의 상황은 여권에 비해 역동적이다. '무야홍(무조건 야당 대선 후보는 홍준표)'을 내세우고 다니는 홍준표 의원이 '고발 사주' 등 각종 의혹으로 고전하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을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앞지르고 있다.
앞선 SBS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권 주자 적합도만 놓고 보면 홍준표 의원 27.1%로 윤석열 전 총장 22.8%로 역전에 성공했다.
앞선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홍 의원은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32.6%로 윤 전 총장(25.8%)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고, NBS 조사 역시 홍 의원 24%, 윤 전 총장 18%로 선두가 바뀌었다.
홍 의원은 정치 연륜을 바탕으로 한 사안의 핵심을 꿰뚫는 '돌직구 화법'과 동시에 '공정'이 화두인 청년층을 겨냥한 사법시험 부활, 모병제 공약으로 2030세대 표심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다만 여야 가상대결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전 총장이 각각 상대 진영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경쟁력을 보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이 붙으면 엎치락뒤치락 하는 결과가 나온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전 총장 39.6%-이재명 후보 38.0%, 윤 전 총장 39.9%-이낙연 후보 34.6%의 결과가 나왔다.
이재명 후보 37.4%-홍준표 의원 33.4%, 이낙연 후보 36.2%-홍준표 의원 33.3%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이 홍준표 의원에 비해 이재명·이낙연 후보와 대결에서 경쟁력을 보인다. 다른 기관의 양자대결 결과도 대체로 비슷한 경향이다.
이재명 후보 역시 이낙연 후보에 비해 윤석열 전 총장·홍준표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전 총장의 양자대결에서는 조사에 따라 승자가 다르게 나온다.
NBS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45%, 윤 전 총장 34%로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앞섰지만, 미디어리서치 조사(OBS 의뢰, 8일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 34.6%, 윤 전 총장 36.5%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하락으로 여권에서 대세론을 형성했으나 아직 중도로의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야권의 경우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 대안으로 떠오르지 않으면서 홍 의원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역선택으로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어 지지층' 밖 중도층, 부동층 민심에 아직 대세의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 현재 전체 대선판세가 안갯속인 요인이란 얘기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역선택만이 아닌 윤 전 총장에게 실망한 보수층이 홍 의원에게 쏠리는 것"이라며 "다만 홍 의원의 상승세가 '탈(脫) 진보층'을 흡수할 확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의견 유보' 응답은 32%로, 17대~19대 대선 6개월 전 의견 유보 응답률보다 10%포인트 전후의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지율 박스권 흐름은 최종 후보 선정 이후 다시 확인해볼 대목"이라며 "현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누가 1위를 하는지를 볼 때가 아니라, 각 진영 후보 지지율을 합산한 수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 상승세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여야 판도는 곧 예정된 주요 경선을 통해 변곡점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를 거쳐 추석 연휴 이후 최대 승부처인 호남 순회 경선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1차 예비경선을 치른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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