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M&A 침묵' 깬 辛..'유통+가구'로 오프라인 위기 넘는다

이혜진 기자 2021. 9. 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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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1위 한샘 품은 롯데]
가구 1위 한샘 품은 롯데
2016년 이후 최대 규모 인수
홈인테리어시장 40조로 커져
오프라인 매장 고급화 전략 속도
IMM PE의 투자금 회수 시점에
'경영권 인수' 우선 매수권도 확보
[서울경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신중한 행보를 이어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샘만큼은 제대로 승부를 걸고 인수에 성공했다. 롯데그룹은 전자 상거래 시대에 앞서 제대로된 변화를 꾀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온라인 플랫폼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자로 거론이 됐지만 ‘무리한 인수는 안 한다’는 원칙하에 중간에 의지를 접고는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홈인테리어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백화점·마트·건설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2016년 현대로지스틱스(6,000억 원) 인수 이후로 최대 규모의 딜이라는 점에서 롯데의 과감한 M&A 투자가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홈인테리어 급성장···오프라인 강한 롯데와 궁합 기대=롯데쇼핑은 특히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리빙(홈인테리어·가구) 콘텐츠를 강화해 오프라인 매장의 고급화·차별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1위 사업자인 한샘은 홈인테리어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리모델링 시장은 41조 5,000억 원까지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시장 규모가 올해 50조 원을 훌쩍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 소매 판매액은 지난해 10조 1,865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리모델링과 가구 매출이 대부분인 한샘은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21.7%에 달한다.

롯데가 한샘을 인수한 것은 이 같은 한샘의 자체 경쟁력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와의 ‘궁합’이 좋다고 봤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향후 한샘과의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의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또한 한샘이 스마트홈, 렌털 사업, 중개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쇼핑은 한샘이 오프라인 매장의 콘텐츠를 강화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한샘과 손잡고 전국의 백화점 점포에 마련한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 다양한 체험형 리빙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동부산 관광단지 오시리아 테마파크에 롯데쇼핑 최초의 리빙 전문관 ‘메종동부산’을 오픈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영국의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더 콘란샵’을 도입해 강남점에 첫선을 보였으며 올해 8월 신규 점포인 동탄점에 더 콘란샵 2호점을 오픈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등에서는 명품, 골프, 가전 및 리빙(홈인테리어 및 가구) 등 4대 품목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한샘 인수를 통해 고급화·차별화된 매장 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매수 청구권 확보···경영권 인수 염두에 둬=한샘의 인수 주체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로 롯데쇼핑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전체 인수 금액 1조 5,000억 원 중 약 3,000억 원을 롯데가 출자한다. 당장은 롯데에 경영권이 없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추후 IMM PE의 투자금 회수 시점에 한샘 경영권 인수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보장받았다. 신세계그룹과 LX하우시스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이번 LP 유치전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것도 이 우선매수권 때문이었다. 사실상 한샘 인수를 눈앞에 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각각 까사미아와 현대리바트를 통해 가구·인테리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관련 자회사가 없다.

한편 이번에 오랜만에 롯데가 비교적 큰 규모의 베팅에 나서면서 추가 인수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롯데는 올해 들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인수는 하지 못했다. 중고 거래 회사인 중고나라에 300억 원 규모 지분 투자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큰 규모의 투자는 없는 상태였다. 롯데 관계자는 “'오버베팅'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강하다”며 “향후 M&A 역시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박시은 기자 seek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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