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이 공공재라니"..무분별 대선 공약에 발끈한 플랫폼
이재명 "수수료 횡포 많다"
점주 단체결성권 보장 등 발표
플랫폼 기업들 "지나친 개입"
"지속투자 필요한 배달 서비스
세금으로 유지? 이상한 발상"
"배달시장 성장 발목잡는 것"
◆ 거세지는 플랫폼 규제 ◆
각종 플랫폼·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들이 입점 업체인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규제부터 만들겠다는 발상이 다소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이 지사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횟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을(乙)의 권리 보장' 정책을 공개했다. 그는 "플랫폼 이용 소상공인은 수수료·광고료·부가서비스·판매가격·거래조건 등을 강요하는 (플랫폼 기업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우선 온라인 플랫폼 가맹 소상공인의 단체결성권과 협상권을 보장하겠다면서 단체를 결성한 소상공인이 교섭을 요청하면 의무적으로 교섭이 시작되고 교섭 결과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이행의무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 지사가 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들의 자체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장이 성숙해 가는 단계에 있는데 여기에 과도한 규제를 만들어 정부가 임의로 개입하려 드는 것은 자유경쟁 원칙에 입각한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 배달 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등 여러 플랫폼 기업의 경우 선제적이고 자발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상시적인 소통과 실질적인 지원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런 부분은 모르쇠하고 선거를 앞두고 선언적 의미의 규제 기조를 유지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플랫폼 기업 관계자도 "입점 업체들도 플랫폼의 주요 고객인 만큼 그들의 편의성을 확대하기 위해 저마다 소통과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마치 플랫폼 기업이 입점 업체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있는 것처럼 몰아세우는 게 느껴져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주요 배달 앱 3사의 경우 최근 입점 업체들과의 상생 및 각종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자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자영업자 역량 제고에 나섰고, 쿠팡이츠는 점주 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요기요는 자영업자 전용 포털을 개설하는 등 점주들과의 상생 관계 구축에 적극 나섰다.
일례로 업계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은 업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맹점주협의회와 협약을 맺어 업주들의 요구 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위한 각종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6월 갑질 이용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약속한 뒤 입점 업체 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직접 댓글을 달 수 있는 댓글 기능을 도입했다.
또한 이 지사가 플랫폼 기업이 골목시장 영역까지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도 공공 배달 앱인 '배달특급' 같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업계는 "시장 개입이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한 배달 앱 관계자는 "배달 앱은 지속적인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되는 비즈니스인데 국민 세금으로 이를 진행하고 지속시킨다는 발상은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기업 활동 영역을 침해해 도리어 업계의 성숙과 성장을 더디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정치권 상황을 지켜보며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공약이 쏟아지는데 선의의 정책이 시장에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를 하더라도 산업 특성을 고려한 규제를 충분히 숙고한 뒤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대형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기업 규제가 늘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며 "산업이 성장한 만큼 그에 맞게 규제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존의 제조업 등 산업 기준에서 규제를 내놓을 게 아니라 플랫폼 업계 특성에 맞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과 소상공인을 대결 구도로 보기보다는 서로 윈윈하는 관계로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효혜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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