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드보이' 오대수처럼 묻고 싶다. 도대체 돈,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고. 온통 세상이 돈 얘기뿐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으로 주식·부동산 가치가 급등했고, 반대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사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모든 경제활동 중심에는 '돈'이 있었다. 은행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이유로 생겼고, 중앙은행은 어떻게 돈을 발행하게 됐을까. 요즘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붐이 일면서 시민의 손으로 직접 금융기관을 쫓아내고 싶어한다.
책 '금융 오디세이'는 돈의 탄생부터 금융의 미래까지를 '베테랑 한은맨'이 들려준다. 저자는 1985년부터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며 조사국과 금융시장국, 자금부를 거쳐 대통령비서실과 미주개발은행 등에서도 일했다. 경제뿐 아니라 문학, 역사, 철학 등 풍부한 인문적 지식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2013년 처음 나온 책이나 상당 부분을 다듬고 교정하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 개정증보판을 냈다. 돈의 역사가 곧 인간의 역사라는 통찰력이 새삼 묵직하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