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오르나..美'친환경 ETF 3형제' 마이너스 수익률

지난해 뉴욕 증시에서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학 개미' 매수 인기를 끌었던 친환경 관련주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투자 발목을 잡고 있다.

다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과 벤처 캐피털(VC) 업체들은 앞다퉈 배터리 저장 시스템 업체 투자에 나서는 등 친환경 부문에 돈 다발을 푸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정책 지원이 관련 부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올해 1월 이후 수익률을 보면 뉴욕증시에서 '친환경 상장지수펀드(ETF) 3형제' 시세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달 9일(현지 시간)까지를 기준으로 아이셰어스 글로벌 클린에너지와 인베스코 솔라는 각각 -20.05%, -19.61%를 기록했다. 두 ETF는 지난 한 해 차례대로 138%, 224%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국내외 개인 투자자들 매수세를 잡아 끈 바 있다. 특히 지난 해 9월 당시 바이든 대선 후보가 승기를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세가 뛰기 시작했다. 또 다른 친환경 ETF인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엣지 그린에너지도 올해 수익률이 -6.90%이다. 해당 ETF도 지난 해에는 수익률 177%를 기록한 바 있다.

개별 종목을 보면 뉴욕증시 대표 주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지난 1월부로 편입돼 눈길을 끈 배터리 그리드(전력 저장망 시스템) 업체 인페이즈에너지도 올해 수익률이 -6.32%로 마이너스 상태다. 해당 기업 주가는 지난 한 해 499% 폭등한 바 있다.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 주가도 올해 22.56% 떨어졌다.

친환경 관련 종목이 올해 들어 전부 하락세인 것은 아니지만 주요 대표 종목과 ETF가 줄줄이 뒷걸음친 것은 고평가 부담 탓이다. 현실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연일 친환경 에너지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스타트업으로 돈다발이 몰리는 분위기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보고서인 피치북에 따르면 VC들은 올해 1월 이후 배터리 업체에 총 49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2020년 한 해를 통틀어 투자한 금액(16억달러)보다 3배 이상 많은 액수다. 지난 달 매사추세츠 소재 배터리 그리드 업체 암브리는 1억4400만달러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회사에 따르면 미국 억만 장자 헤지 펀드 투자자 존 폴슨이 세운 폴슨앤컴퍼니와 빌 게이츠 등이 자금을 댔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는 8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 내 전략 생산량 중 4%에 못 미치는 태양광 에너지 비중을 2035년까지 40%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배터리와 관련해서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내 전력사들이 2021~2023년에 걸쳐 2019년의 10배에 달하는 1만 메가와트(MW) 규모 친환경 배터리 시스템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풍력과 관련해 지난 달 말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LN)는 지난해 증설된 미국 내 육상 기반 풍력 발전용량이 1만6836MW로 미국 신규 발전용량의 42%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연방 의회에서 논의되는 친환경 정책은 오는 2035년까지 발전 설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95% 가량 줄이겠다는 것이 목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의회에 계류 중인 3조5000억(약 4000조원)달러 규모 인적 인프라 예산이 통과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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