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세계 10대 유제품 브랜드에 이름 올린 베트남 '비나밀크'

이용성 기자 2021. 9. 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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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2위 낙농기업 인수한 中 '이리'가 1위
프랑스 다농은 2위..韓 기업 포함 안돼

베트남 낙농기업 ‘비나밀크’가 올해 세계 10대 유제품 브랜드에서 8위를 차지했다고 말레이시아 영문 일간지 더스타(The Star)가 8일 보도했다. 동남아시아 낙농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비나밀크의 로고와 광고 이미지. /비나밀크

더스타에 따르면 영국의 글로벌 브랜드평가 컨설팅 기업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는 최근 발간한 ‘식음료 2021 보고서(Food & Drink 2021 report)’에서 비나밀크가 ‘세계 10대 유제품 브랜드’ 부문에서 8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브랜드 파이낸스는 보고서에서 비나밀크를 ‘세계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3대 유제품 브랜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1976년 국영기업으로 설립된 비나밀크는 사업 초기만 해도 공장 2곳에서 연유만 생산해 팔았으나 현재는 우유, 분유, 두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주스 등으로 판매 제품을 확대해 250여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비나밀크는 현재 국내 낙농장 13곳과 국경을 맞댄 라오스에 13개의 생산 공장 그리고 3곳의 해외 공장 등과 1곳의 대규모 낙농단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56개 국가에 250여 종의 제품을 수출했고, 수출액은 약 2억4200만 달러(약 2800억원)로 전년인 2019년에 비해 7.5%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우리 돈으로 약 2570억원이다.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나라의 1980년대 초반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2013년부터 최소 8년 동안은 매출이 줄어든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 상반기에도 비나밀크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억20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베트남증시에 상장된 비나밀크의 9일 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약 77억 달러에 달하며, 24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 수출입국 쩐탄하이 부국장은 해당 소식에 대해 “베트남에서 유제품은 전략 산업이 아니”라면서 “하지만 비나밀크의 고집적인 기업마인드와 노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그리고 베트남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만들어냈다”며 평가했다.

2003년 주식회사로 전환하며 민영화한 것이 비나밀크 성장의 ‘터닝 포인트(전환점)’였다. 마이끼에우리엔(Mai Kieu Lien) 비나밀크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외신 인터뷰에서 “원래 수익성이 좋은 회사이긴 했지만, 경쟁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사업 확대나 변경 같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에 정부 승인을 1년씩 기다리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것이었다”며 민영화 이유를 밝혔다.

비나밀크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마이끼에우리엔은 2012년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CEO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 여성 경영자 중에서는 처음이었다.

1953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리엔은 러시아 모스크바대에서 낙농학을 전공한 뒤, 1976년 베트남 정부가 비나밀크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후 기술 엔지니어, 기술 담당 임원 등 요직을 거쳤고, 1992년 12월부터 25년 넘게 CEO를 맡고 있다.

마이끼에우리엔 비나밀크 CEO. /비나밀크

리엔은 “리더는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리엔은 1983년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내부 우려를 뒤로 하고 각 가정에서 만들어먹던 요구르트를 상품화해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 요구르트는 베트남 점유율 84%를 차지하고 있는 비나밀크의 효자 상품이다.

1990년대 들어 글로벌 유제품 기업들이 베트남에 앞다퉈 진출하며 경쟁이 격화되자 마케팅 예산을 전체 2%에서 6%로 늘리고 펩시코(PepsiCo)의 전직 임원을 비나밀크 영업 담당 임원으로 전격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 ‘비나밀크 우유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영양가가 있다’는 문구였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이전까지 고속 성장을 이어온 베트남의 내수 경제도 비나밀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요구르트·치즈·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세계에서 15번째로 많은 인구(약 9500만명) 가운데 분유와 우유를 주로 소비하는 6세 이하 어린이가 1000여만명에 달하고,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여전히 2명대로 높은 것도 회사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 ‘이리’(伊利: Yili)가 프랑스 대표 식음료 기업 다농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리는 2019년 뉴질랜드 2위의 유제품업체 웨스트랜드(Westland)를 인수하며 프리미엄 시장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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