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진행 빠르고 재발 잦아 세포치료가 핵심

이병문 2021. 9. 10. 13: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세잔존질환 정밀 치료 주목..완치 기대로 질환개념 바뀌어
국내 혈액암 환자 3년간 14.5% 증가..10~20대서 사망률 높아

매년 9월은 백혈병, 림프종, 골수종 등 혈액암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2010년 미국 의회(United States Congress)가 제정한 '혈액암 인식의 달'이다.

이 기간에는 암의 어두움을 환히 밝히기 위해 각 도시의 랜드마크에 붉은 조명을 비추는 'Turn it red'캠페인을 비롯해 다양한 캠페인이 진행된다.

혈액암은 특정 장기에 암이 생기는 고형암과 달리, 질환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혈액암은 말 그대로 혈액에 암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흔히 알고 있는 백혈병도 혈액암의 일종이다.

증상은 기침, 가슴 통증, 발열, 오한, 식욕 상실, 메스꺼움, 지속적인 피로 등이며 심각한 감기나 독감 증상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혈액암 환자는 3년간(2017~2020년) 14.5% 증가했으며 백혈병은 암 가운데에서도 10~20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종이다. 이중 림프모구 백혈병은 림프구계 백혈구에 백혈병 세포가 발생하는 것으로, 혈액암 중 3번째로 흔하다. 림프모구 백혈병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급성일 경우에는 매우 공격적이고 빠른 진행 양상을 보인다.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은 골수 검사에서 백혈병 세포가 5% 미만으로 검출되는 것을 의미하는 '관해'를 기점으로 △관해에 도달하기 위한 항암화학 요법 △관해 후 치료로 나뉜다. 관해에 도달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주요 치료 목표이다.

문제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이 성인 환자에서 예후가 나쁘다는 점이다. 성인 환자는 항암 치료를 통해 관해에 도달해도 대부분이 다시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재관해율이 극히 낮으며 5년 생존율이 10% 밑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환자의 치료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발과 관련된 위험 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재발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이다. 미세잔존질환은 골수검사로 백혈병 세포가 검출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많은 수의 백혈병 세포들이 남아있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잔존질환이 음성일 경우(0.01% 미만) 3년 재발률은 낮고 5년 무병생존율은 높게 나타나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치료에서 미세잔존질환 치료가 매우 중요함을 확인했다. 또한 미세잔존질환은 조혈모세포이식의 성공률에도 영향을 미치며 미세잔존질환이 음성인 경우에는 조혈모세포이식이 없이도 장기간 관해 유지에 성공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은 과거 제한된 환자에서만 완치가 가능했지만, 미세잔존질환과 같이 보다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짐으로써 이제는 상당수의 환자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으로 개념이 전환되고 있다"면서 "미세잔존질환은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에서 재발 위험, 조혈모세포이식 성공률, 장기간 관해 유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세잔존질환을 음성으로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해외 가이드라인도 미세잔존질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미세잔존질환이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의 가장 중요한 지표라며 관해 도달 이후 치료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미세잔존질환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세잔존질환은 최근까지만 해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작년에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치료제 중 블리나투모맙이 미세잔존질환 치료에 추가로 허가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정교수는 "국내에서도 치료제가 허가되어 미세잔존질환 관리가 가능해진 만큼, 환자들도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약물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긍정적인 치료 예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