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자살률 OECD 1위 한국

강석봉 기자 2021. 9. 1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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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1990년에 들어서서 ‘프로작’ 등의 매우 안전한 SSRI 항우울제가 시판되면서 우울증 치료율이 유럽과 미국에서 급격히 높아졌다.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자살률은 반비례로 크게 떨어졌다. 한국 보다 자살률이 훨씬 더 높았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은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지금은 자살률이 한국의 절반도 안 된다.


자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울증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가장 중요한 우울증의 치료를 SSRI 처방을 규제하고 있어서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OECD 최저이다. 그런 탓인지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기 가장 어려운 나라 중 하나다. 그 이유는 2002년 3월에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처방을 내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 비정신과 의사들에게는 60일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 때문이다.

미국, 유럽,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나라들에서는 모든 의사가 우울증을 치료하므로 우울증 치료를 받기가 매우 쉽다. 반면 한국은 우울증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전체 의사들 중 3%뿐인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야 한다.

호주의 크레이그 앤더슨 교수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정신과에만 맡기는 것은 가장 부적절한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우울증 치료율은 미국이 90%인데 한국은 10% 미만이다. 2020년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이 우울증·우울감 유병률이 36.8%로 1위이다. 이것이 지난 15년간 한국의 자살률이 OECD 1위인 이유이다. 한국에서 하루에 38명이 자살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 자살은 한국 20~40대의 사망원인 1위이다.

일본의 가네모토 정신과 교수는 “일본의 정신과 의사들은 심한 우울증 환자들만 치료하기에도 바쁘며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은 내과, 산부인과, 신경과 등 다른 전문과에서 치료한다”라고 말했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한 수잔 오코너 OECD 자문관은 한국의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에 크게 유감을 표했고, 이 규제의 폐지를 강하게 요구했다. 대한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은 “미국에서는 간호사도 SSRI 항우울제를 처방하는데 한국의 의사들은 국가의 규제로 인해 처방할 수 없다. 한국은 우울증 환자들의 지옥이다”라고 말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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