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스타트업 IR] 인체구성 물질 '휘트로카이트'로 기적 빚는 오스펌
허찬영 대표 "2023년 국내임상과 미국시장 진출 동시 준비"
*인터뷰 동영상은 기사 하단
1930년대 미국 뉴햄프셔주와 사우스다코타주 일대에서 특이한 성분의 무기물질이 발견됐다.
이후 휘트로카이트가 실제 인체 뼈 속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성분이라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휘트로카이트는 마그네슘(Magnesium)을 포함하고 있는 인산삼칼슘(tricalcium phosphate)으로 골절 부위나 뼈가 결손된 부위에 이식하면 뼈의 재생과 재건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 확인돼 다시 한번 바이오 메디컬 업계를 들뜨게 했다.
2018년 국내 한 바이오 벤처 회사가 인체의 뼈에 존재하는 무기물질의 구조를 그대로 구현한 ‘고순도 휘트로카이트’의 제조 양산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 혁신센터 내에 설립된 오스펌(Osfirm)이다. 대표이사는 이 병원 재생의학센터장인 허찬영 서울대 의대 교수. 허 대표와의 인터뷰는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이뤄졌다.
Q. 전공이 성형외과이셔서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 성형외과라고 하면 흔히 쌍꺼풀 수술이나 양악 수술같은 미용성형만 떠올리는데 사실은 의료계에서 상당히 거칠고 험한 분야입니다.
원래 성형은 산업재해 또는 전쟁으로 인해 얼굴의 일부가 소실 함몰되거나, 팔다리 일부가 손상된 경우, 또는 신체의 구조적 변형이나 기형을 수정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원형 복구를 하는 의료시술에서 시작됐습니다.
제가 전공하는 분야가 바로 전통적인 성형외과학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뼈의 이식과 재생, 재건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됐죠.
Q. 휘트로카이트는 생체 뼈 속에 존재하는 무기물인데, 제품특허도 가능한가요?
A. 휘트로카이트라는 물질 자체에 대해서는 특허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휘트로카이트 제조 방법과 적용 제품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특허 취득이 가능합니다.
오스펌은 활용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휘트로카이트 제조기술에 대해 7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휘트로카이트 물질을 미국화학회에 등록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원천소재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적용 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제품과 기술력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적용 의료기기가 휘트로카이트를 적용한 합성골 이식재입니다.뼈 이식 시술은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치과에서 어금니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서는 임플란트 식립 부위에 먼저 뼈를 이식해 임플란트가 식립되었을 때 단단하게 고정될수 있도록 합니다.
이 때 다른 사람의 인골에서 유래한 뼈를 이식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관습상 환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죠. 또한, 동물에서 유래한 뼈의 경우도 면역 반응 및 감염 등에서 안전하지 못합니다.그래서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나 ‘베타 인산삼칼슘’등의 소재로 합성골 이식재들이 개발되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지만 뼈 재생능력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휘트로카이트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이 때문입니다.
내년 식약처 임상시험계획서 승인을 계획 중인 당사의 휘트로카이트 골이식재는 기존 소재의 합성골 이식재 제품들과 비교해 우수한 특성을 기반으로 높은 골 재생 효능이 검증되었습니다. 결과는 국제의료학술지에 곧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며 국내특허도 출원했습니다. 오는 2023년 임상시험에 진입하면서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출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3D 프린팅을 통한 환자 맞춤형 뼈 이식물도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그 경우 시술을 위해 3D 모델링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할 것 같습니다. 임플란트처럼 보편적 의료 기술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A.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뼈 구조물은 환자맞춤형도 있고 표준형도 있습니다. 표준형의 경우 기성품을 제작해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이른 시일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환자맞춤형의 경우는 환자의 CT 영상등을 기반으로 모델링 과정이 필요해서 표준형보다 제조시간이 더 소요되겠지만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면서 점차 제조시간이 단축되리라 봅니다.
치아와 안면골 등의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이미 3D 프린팅 기술이 자리잡고 있어서 이를 확장해 환자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손상 결손된 신체부위에 적합한 뼈를 구현하는 정확도와 수술시간 및 환자회복기간 등이 관건이겠지요.
최근의 의료공학 발전 속도를 볼 때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상용화로 다가갈 것으로 봅니다.
Q. 생분해성 소재와 이를 활용한 의료기기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생분해성 소재란 체내 이식 후 인체조직, 예컨대 뼈가 재생·재건 된 후, 대략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기간이 경과하면 분해·흡수되어지는 소재를 말합니다.
현재 오스펌이 개발하고 있는 의료기기 제품은 휘트로카이트를 기본 소재로 해 고분자, 티타늄, 히알루론산 등 다양한 소재와의 복합화를 통해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골절 된 뼈를 연결하여 고정시키는 골접합용 판과 나사입니다. 휘트로카이트를 생분해되는 고분자와 혼합해 만든 제품이죠.
생체 내에 이식되면 골절된 뼈가 접합 될 때까지 뼈를 고정시켜줍니다.
그리고 2년 이내에 생체 내에서 전부 분해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그동안 티타늄을 사용한 판나사가 이런 용도로 사용됐지만 골절 치료가 완료된 이후 판과 나사의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오스펌의 판과 나사는 기존의 생분해되는 판과 나사에 높은 골재생 효능을 가지는 휘트로카이트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생분해성 뿐 아니라 골절치료 효과가 신속하게 나타나는 제품입니다.
Q. 제품 파이프라인 상 휘트로카이트를 소재로 한 미용제품과 구강보건제품도 매우 큰 시장이 될 것 같습니다. 상용화는 언제부터 가능할까요?
A. 한국은 글로벌 1위 미용성형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국내 미용성형 트렌드는 양악 수술을 비롯한 안면 성형수술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노 크기의 휘트로카이트라는 소재의 특성을 살려 안면주름 개선을 위한 리프팅실과 얼굴의 볼륨 유지를 돕는 더말 필러는 2025년 시판을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또 고령화 및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미백, 임플란트 등 구강관리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는데 휘트로카이트를 활용해 마모 손상된 치아를 회복 시키는 기능성 치약도 개발중입니다.
Q. 바이오 메디칼 시장은 워낙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데,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술로 창업하신 만큼 기업성장에서도 ‘빅 픽처(Big Picture)’를 그리고 계실 것 같습니다.
A. 큰 새가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날개를 펼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오스펌은 현재 기업 활동의 상당부분을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신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 실적을 통해 R&D 역량을 인정받아 다양한 정부지원 과제를 수주받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입니다.
곧 진출하게 될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보다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해 역량을 비축하고 공동연구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3년 국내임상시험과 동시에 미국시장 진출 준비를 예정에 두고 있습니다. 2026년까지 6건의 임상시험계획승인, 3건의 품목허가를 획득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휘트로카이트를 이용한 의료기기가 주력 사업분야이지만 뼈질환 세포치료제 사업도 성장사업으로 준비중입니다. 현재 사업 성장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는 기초 연구 개발역량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의료기기 제품 시장진입 시점에 세포치료제 사업도 가시화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오스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하면 무엇을 꼽으시겠습니까?
A. 맨파워, 즉 연구개발 인력입니다. 휘트로카이트를 유일하게 양산화해 제조하는 기업으로서 이를 응용한 다양한 의료기기를 제품화 할 수 있는 각 분야별 전문인력이 가장 소중한 자산입니다.
대표를 맡고 있는 저 또한 연구개발 인력의 중요한 축입니다.
그동안의 임상경험으로 의사가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임상현장에 있으면서 학교 및 병원과 기업 간의 협력 플랫폼을 지난 20년간 구축해 왔습니다.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의료 및 연구현장과 산업현장 간의 빠른 피드백을 통해 제품화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합니다.
글·사진=이창훈기자·손정아 연구원 / 영상=손성봉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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