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연내 개도국에 1억회분 백신 기부"..WHO '백신부족' 호소 속 백신외교 강화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9. 1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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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9일 화상으로 제13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안에 개발도상국에 1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인 백신 부족과 불평등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책임에 대한 비판 여론을 희석하고 백신 외교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지난 9일 저녁 화상으로 진행된 제13차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에서 방역과 백신 협력을 강조하며 “연내 1억도스의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무상 기부하겠다고”고 밝혔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우리는 전 세계의 단합된 방역을 촉진하고 전염병 대응에 협력해야 한다”며 “(코로나19의) 과학적 기원 연구를 견지하고 정치화, 오명화에 반대하며 공동 방어를 강화하고, 전 세계 공공재로서의 백신 연구개발과 생산, 공평한 분배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필요한 국가에 백신과 관련 기술을 제공해 백신의 공평한 배분을 촉진하고 세계적 방역 협력을 강화하는 데 적극 기여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100여개국에 10억회분 이상의 백신과 원액을 공급했고, 올해 모두 20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릭스가 서로의 방역 노력을 지원하고 방역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백신 공동개발과 합작생산, 상호인증 등의 분야에서 실무 협력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서 브릭스 국가백신개발센터 가동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의 백신 협력 필요성에 대한 강조와 개도국 기부 계획 발표는 WHO가 백신 부족 문제를 염려하며 각국에 부스터샷(추가 접종) 도입을 유예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백신 불평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기원 문제 등으로 악화된 자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백신 외교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국가에서 최소한 인구 40%이상 백신 접종이 이뤄지도록 부스터샷 연말까지 부스터샷 도입을 유예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55억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는데 80%가 중·고소득 국가의 몫이었고, 고소득 국가들이 10억회분을 기부한다고 했지만 실제 기부된 양은 15% 미만”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백신과 방역 협력 이외에도 각국의 경제 협력과 정치·안보 협력, 인문교류 협력 강화 등도 제안했다. 브릭스는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신흥경제국의 모임이다. 시 주석은 “내년에 중국이 브릭스 의장국을 이어받아 제14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중국은 브릭스 파트너들과 각 분야 협력을 심화시켜 더욱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공동 도전에 대응해 아름다운 미래를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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