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취업자 통계 '숨은 진실'

기자 2021. 9. 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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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월 대비 50만 명 이상의 취업자 증가세가 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작년 2월) 취업자 수 대비 99.4% 수준까지 회복했다."

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무려 100만 명 가까이 줄어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갑자기 속살을 드러내면서 취업자 98만 명 감소라는 충격적 수치가 나온 배경이다.

이런 통계 수치('전일제 환산 취업자' 등)를 보조지표로 활용하면 노동시장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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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전년 동월 대비 50만 명 이상의 취업자 증가세가 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작년 2월) 취업자 수 대비 99.4% 수준까지 회복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7월 고용동향’과 관련해서 내놓은 자부심 가득 찬 평가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고용동향’에 대해서는 “고용의 양적 측면뿐 아니라 세부 내용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팡파르를 울렸다. 하지만 이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지난 1월 통계를 살펴봐야 한다.

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무려 100만 명 가까이 줄어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그동안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휴지 줍기, 새똥 닦기, 교통안전 지킴이 등 온갖 명목의 세금 알바를 매년 60만에서 70만 개씩 만들어냈다. 그런데 예년에는 노인 일자리 계약이 연말에 종료된 뒤 이듬해 초 곧바로 신규 계약으로 이어졌는데, 지난 1월에는 혹한과 폭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신규 계약이 지연되는 등 예상외의 차질이 빚어졌다. 그 바람에 이들 알바 일자리가 취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게 됐다. 갑자기 속살을 드러내면서 취업자 98만 명 감소라는 충격적 수치가 나온 배경이다.

‘취업자’의 정의에는 주당(週當)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이 다 포함된다. 그러니 마구잡이로 노인 알바를 늘린 다음, 이들을 전체 취업자 수에 포함시켜 온 것이다. 빈 강의실 전등 끄기, 태양광 패널 닦기 등에 종사하는 청년 알바 일자리도 속을 들여다보면 공식 취업자 숫자 늘리기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국민을 속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당 1시간 일한 노동자가 10명 늘어나면, 번듯한 직장에서 주 36시간 이상 일하던 노동자가 5명 줄어들어도 전체 취업자는 5명 증가하는 셈이다. 정부는 2020년에 25조5000억 원을, 2021년엔 30조6000억 원을 이런 세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쏟아부었다. 앞으로는 고용동향 발표 시 실제 근로시간 통계를 같이 밝힐 필요가 있다. 이런 통계 수치(‘전일제 환산 취업자’ 등)를 보조지표로 활용하면 노동시장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정확한 통계야말로 제대로 된 정책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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