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맛집' 피아니스트 김규연의 내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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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규연이 슈베르트의 4개의 즉흥곡(Op.142) 등을 담은 신보를 10일 공개했다.
이중 슈베르트 곡들은 김규연에게 각별한 래퍼토리다.
앨범을 내며 김규연은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초자연적인 향수'가 떠오른다"면서 "무언가를 가지려는 의지보다는 그 의지를 관망하는 태도가 느껴지고, 어떤 상황에 동조되기보다는 한없이 정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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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규연이 슈베르트의 4개의 즉흥곡(Op.142) 등을 담은 신보를 10일 공개했다. 앨범 이름은 'Voyage(여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어려워진 시대에서 내면을 들여다 보는 여행을 떠나자는 의미다. 김규연은 13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도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10일 클래식 기획사 프레스토아트에 따르면 김규연은 이날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레이블로 새 앨범을 발매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외에도 '연도문(Litanei)'이 곡목에 포함됐다. 이 밖에 리스트의 '사랑의 죽음(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슈만의 3개의 로망스(Op. 28), 바흐의 '주여, 당신을 간절히 부르나이다(Ich ruf zu dir, Herr Jesu ChristㆍBWV 639)와 피아노 협주곡(BWV 974) 2악장 아다지오가 담겼다.
이중 슈베르트 곡들은 김규연에게 각별한 래퍼토리다. 그는 2016년 DUX 레이블에서 첫 앨범을 내며 라모와 슈베르트의 곡들을 녹음했는데, 그때도 슈베르트의 다른 네 개의 즉흥곡(Op. 90)이 담겼었다. 앨범을 내며 김규연은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초자연적인 향수'가 떠오른다"면서 "무언가를 가지려는 의지보다는 그 의지를 관망하는 태도가 느껴지고, 어떤 상황에 동조되기보다는 한없이 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연도문'을 비롯해 바흐의 교회음악 등 영적인 음악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연주자의 메시지가 읽힌다. '연도문'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르는 종교 가곡이다. 슈베르트의 '연도문'은 '쉬어라, 평화 속에서 모든 영혼이여' 등 시구로 알려진 독일 시인 요한 야코비의 시집('이리스')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됐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경우 바로크 시대 교회음악을 집대성한 작곡가다. 그만큼 '주여, 당신을 간절히 부르나이다'에는 예수를 향한 신앙심이 경건하게 담겨있다.
김규연은 "지난해부터 우리 모두는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사색하며 침잠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은 김규연에게 특히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다. 그는 "꼭 어디를 가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작품을 만나고 피아노를 치는 매일매일이 여행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슈베르트의 음악들은 여행을 하는 산책자의 느낌으로 연주했다.
김규연은 2006년 더블린 국제 피아노콩쿠르 준우승 및 최고의 협연자상과 모차르트 연주상을 휩쓸며 음악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7년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에서는 '자연스러운 음악적 흐름을 가진연주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음대 기악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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