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찬란과 모노크롬 사이..'미래 수묵'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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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찬란 모노크롬'.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주제이다.
이 총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수묵의 다양성을 펼쳐 보이는 미술축제라고 했다.
전남도가 주최하는 수묵비엔날레는 올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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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내달말까지 목포·진도서 개최
“수묵속엔 우주의 모든빛 존재”
우국원 등 서양화가 작품 눈길
동양기법 붓질 등 전통 맞닿아
김병종作 ‘상선약수’등 관심
목포·진도=글·사진 장재선 선임기자
‘오채찬란 모노크롬’.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주제이다. 여러 가지 빛깔이 한데 어울려 아름답게 빛난다는 뜻의 오채찬란(五彩燦爛)과 한 가지 색으로 그린 그림을 의미하는 모노크롬(monochrome)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모순된 표현이지만, 수묵화(水墨畵)의 세계는 그 조화를 이뤄낸다는 게 이건수 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의 설명이다. “수묵의 먹(墨) 속에 우주의 모든 빛이 있다는 게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전통 그림은 흔히 붓과 먹으로만 그리는 문인화를 떠올리지만, 채색 민화도 있습니다.”
이 총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수묵의 다양성을 펼쳐 보이는 미술축제라고 했다. 지난 1일 개막한 비엔날레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에서 펼쳐진다. 목포는 시원한 바다 풍경을 접한 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유달초등학교 등 3곳에서 진행한다. 진도는 조선 남종화 대가인 소치(小痴) 허련(1808∼1893)의 화실인 운림산방(雲林山房) 인근의 남도전통미술관, 소치기념관과 함께 진도향토문화회관 등 3곳이다.
지난 3일 비엔날레 현장을 찾아 둘러보니, 전시작의 다양성과 함께 현대성이 두드러졌다. 우선 유망 작가 우국원, 김지희, 이진주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끌며 물음표를 던졌다. 동양화 전통을 바탕으로 한 수묵비엔날레에 왜 서양화가들이 자리했을까?
“수묵의 전통과 통하는 작가들입니다. 예를 들어, 우국원 작가는 산수화를 그린 적이 있고, 그림 속 문자가 우리 그림의 맥을 잇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오지호, 아버지 오승우에 이어 화업을 일구는 오병욱 화가는 서양화를 동양화 준법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초대했다. 유럽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는 이배 작가 역시 서양화가이지만, 그의 ‘붓질’에서 보이는 동양화 기법을 되새겨보기 위해 작품을 전시했다. 방탄소년단 RM이 전시회를 찾아 화제가 됐던 윤형근 화백의 단색화도 문인화 정신이 배어 있다고 봤다.
스텝 드리센, 리너스 반 데 벨데, 쿤 반 덴 브룩 등 유럽 작가들 작품을 초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의 추상 표현이 수묵화와 통하기 때문이다.
물론 박대성의 ‘천년배산’, 홍정호의 ‘백두대간’ 등 수묵화 특유의 아취(雅趣)를 풍기는 작품들이 매혹적이었다. 한국화 대가인 김병종 화백의 작품 ‘수류화개(水流花開)’ ‘상선약수(上善若水)’ 등에 관객의 발길이 오래 머물렀다. 김 화백의 아들인 김지훈 작가의 ‘정중동’이 목포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 함께 있어 이채로웠다.
유달초교 전시장엔 국내 신세대 동양화가의 작품들을 배치했다. 실험적이어서 생경한 느낌이 있지만, 수묵의 미래가 말 그대로 오채찬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기와지붕이 건물의 배경 선을 이루는 진도의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사진, 영상, 도자 공예 등 장르 경계를 뛰어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소치기념관에서는 의류 공예, 조명 등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의 작품 ‘구름’도 있다. 오는 10월 27일엔 운림산방에서 수묵 패션쇼를 펼치고, 가수 송가인과 포레스텔라 팀 등이 참여하는 콘서트도 진행한다.
전남도가 주최하는 수묵비엔날레는 올해 두 번째다. “수묵의 과거,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동양화가 미술 시장에서 퇴조한 현실을 타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총감독은 “우리가 ‘K-아트’를 꿈꾼다면, 거기엔 우리 문화 특유의 향기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로 수묵비엔날레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1만 원짜리 입장권(티켓링크에서 사전예매하면 5000원)으로 모든 전시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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