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런던 사치갤러리 솔비 그림 '완판', 미국·프랑스 전시도 연다 [인터뷰]
스페인·미국·프랑스 전시 줄줄이 잡혀
10월 한국국제아트페어 작품 출품
라이프치히 미대 출신 최재용과 2인전
작품 판매 수익금 보육원에 기부
"상처 치유받은 미술의 힘 알리고 싶어"
그러나 지난 6월 서울옥션 자회사 프린트베이커리 온라인 경매 '아트 스피커(Art Speaker)'에서 음악과 미술을 결합한 '저스트 어 케이크-엔젤(Just a Cake-Angel)'이 2010만원에 낙찰되면서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 등에서 폐막한 '2021 포커스 아트페어 런던'에 출품한 '저스트 어 케이크-피스 오브 호프(Just a Cake - Piece of Hope)' 연작 3점까지 모두 팔리자 그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컬렉터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내로라하는 기성 작가들이 작업하는 경기도 장흥 가나아뜰리에에 입주한 권지안은 이제 완전한 현대미술가로 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그는 "영국 미술 관계자들이 내 작품 앞에 관람객들이 몰린 사진을 보내줘서 놀랐다"며 "우리 나라에서는 가수 솔비라는 선입견을 갖고 보지만 외국에서는 작품 자체만 보고 다가온다"고 말했다.
단색조 케이크 크림 형상에 초(파라핀)를 녹여 희망과 치유를 담은 그의 작품은 동양적이면서도 독특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조카와 찰흙놀이를 하다가 영감을 얻어 만든 그 만의 케이크 작품이 "세계적인 조각가 제프 쿤스 작품의 표절"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작품으로 승화했으니 전화위복인 셈이다.
"너무 힘들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정면 돌파 길을 선택했어요. 그동안 쌓아왔던 미술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나를 바라보는 편견을 꾹꾹 눌러 담았죠. 이렇게까지 욕을 먹으면서 그림을 그려야 하나 고민도 있었지만 제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는 희망이 되지 않을까요."
작품에 필요한 초를 녹이는 불을 바라면서 성찰과 위로의 시간을 선물받았다고 한다. 이번에도 숨지 말고 그의 진정성을 알아줄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미술이 그에게 상처를 줬지만 미술에서 치유를 선물받았기에 그만둘 수 없었다.
2009년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 때 메이크업학원을 다니면서 색 조합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연예계 생활로 우울증이 심해져 미술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안정을 찾았다. 세상을 어둡고 불편하게 바라봤던 내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니 미술이 현대인의 약이며 그 순기능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술 작업에 전념하면서 살아갈 이유를 얻은 그는 요즘 국내 전시 준비로 눈코뜰새 없다. 먼저 10월 8일~11월 7일 서울 경복궁 인근 사직동 프로젝트에서 독일 라이프치히 미대 출신 설치미술가 최재용과 2인전을 열고, 10월 15~17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갤러리나우 부스 출품, 11월 서울 뱅크아트페어 초대전, 12월 서울 청담동 갤러리나우 개인전 등이 예정돼 있다.
최재용은 가격표와 의류를 연결하는 가느다란 플라스틱 선 '스트롱 핀'으로 인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다. 그가 먼저 공동 작업을 제안해 스트롱 핀과 초로 구성한 대형 샹들리에 작품을 제작했다. 권지안은 "조명의 시작이 초여서 샹들리에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세계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경기도 수원시 영유아 양육 보호시설 경동원에 기부를 이어오며 선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12년 첫 개인전 수익금 일부를 아프리카 구호단체에 기부했다가 2014년부터는 보육원으로 간다.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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