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로 악명 높은 나폴리서 마피아에 母 잃은 女변호사 시장선거 출마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9. 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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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 마피아 파벌끼리 벌인 총격전에 어머니 사망한 알레산드라 클레멘테 지지율 올라
알레산드라 클레멘테/트위터

마피아로 악명 높은 도시인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마피아의 손에 어머니를 잃은 34세 여성 변호사가 시장 선거에 출마해 주목을 받고 있다. 나폴리는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조직 중 하나인 ‘카모라(Camorra)’의 본거지다.

8일(현지 시각) 일간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오는 10월 3~4일 열리는 나폴리 시장 선거를 앞두고 카모라를 몰아내겠다고 강조하는 후보 알레산드라 클레멘테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클레멘테는 ‘카모라로부터 나폴리 시민들을 해방시키겠다’는 대담한 구호를 내걸었다. 카모라는 나폴리 일대에서 강력 범죄를 자주 일으킬뿐 아니라 갖가지 이권에 개입하며 문어발식 사업을 벌인다. 따라서 적지 않은 나폴리 시민들이 카모라의 횡포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나폴리 시민들과 이탈리아 언론은 클레멘테가 카모라에 의해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갖고 살아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클레멘테는 10세이던 1997년 나폴리 주택가에서 카모라 내부 파벌끼리 벌인 총격전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당시 39세 교사이던 클레멘테의 어머니는 5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귀가하던 중 자택 근처에서 총탄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클레멘테는 “그때 집에 있다가 총소리가 들리길래 창문 밖을 쳐다봤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말한다. 나폴리에서는 종종 카모라 파벌끼리 거리에서 총기나 흉기를 들고 충돌을 벌이는 바람에 시민들이 공포에 떠는 일이 발생한다.

알레산드라 클레멘테(왼쪽)/트위터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클레멘테는 대학 졸업 후 변호사가 됐고 반(反)마피아 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내 어머니의 미래를 영원히 훔쳐갔듯 카모라는 마약 거래, 이권 개입으로 나폴리인들의 크고 작은 미래를 훔쳐가고 있다”며 “우리는 카모라 없이 살 수 있는 첫번째 세대가 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8년째 나폴리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나폴리시의 청소년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알레산드라 클레멘테/트위터

좌파 정당 소속으로 출마한 클레멘테는 개인사가 알려지며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그는 지난 7월 9%였던 클레멘테에 대한 지지율은 이달 들어 22%까지 상승했다. 40%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가에타노 만프레디 현 시장과의 격차는 크지만 클레멘테가 지지율 2위를 굳히고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판세다. 클레멘테는 EU의 코로나 회복기금을 예상치보다 더 많이 끌어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사, 경찰, 사회복지사 고용을 늘려 나폴리의 공공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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