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장시간 운전으로 눈이 피로하다면?
[스포츠경향]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동하는 동안 장시간 운전이나, 기차, 버스 안에서 영상기기 사용으로 눈에 피로가 쌓일 수 있고, 벌초나 성묘 시 예초기에 의한 사고나 나뭇가지, 밤 가시 등에 눈이 찔리는 등 안외상이 발생할 수 있어 추석 연휴 즈음에는 눈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설 연휴 귀성길, 귀경길 소요시간은 코로나 19의 여파로 과거 명절 연휴 때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비록 이동시간이 전보다 단축되었다고 하더라도 장시간 운전은 피할 수 없다. 장시간 운전은 눈에 피로를 쌓이게 해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눈은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보면서 모양체가 번갈아 수축과 이완을 하는데, 운전자는 집중해서 한 곳을 오랫동안 보게 되므로 모양체가 오랫동안 수축하여 피로가 축적된다. 또한 야간운전을 할 때는 반대편 차량의 불빛 때문에 피로가 가중된다. 눈의 깜박임도 평소보다 약 1/5 정도 줄어들어 눈을 마르게 하고, 창문을 닫고 운전하다 보면 내부의 낮은 습도로 안구가 건조해져서 눈의 피로가 더욱 쌓인다.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움직이는 차 안에서 영상기기를 시청한다면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장시간 운전과 마찬가지로 집중해서 근거리 화면을 긴 시간 동안 보기 때문에 안구건조와 함께 시야까지 혼탁해질 수 있다. 특히, 좁은 차 안에서 장시간 이동하느라 지친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 및 영상기기를 쥐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안구의 성장이 끝나지 않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가성근시, 조절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안질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운전이나 영상시청으로 장시간 동안 한 곳만 집중해서 봤다면 쌓인 눈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1시간마다 한 번씩은 5분에서 10분 이상 눈을 쉬게 해야 한다. 눈을 감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등 수축한 모양체를 풀어주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양손을 빠르게 비벼서 따뜻하게 한 후 눈 위에 올려주거나 눈 주위를 마사지하는 것도 지친 눈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부 환경도 건조해지지 않게 창문을 열어 환기해주고 인공눈물 점안으로 부족한 눈물을 보완하는 것이 좋다. 햇빛이 강하다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야간 운전 시 노란색 계열 렌즈의 안경이나 눈부심을 감소시켜주는 운전용 안경을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움직이는 차 안에서는 영상기기 시청을 최대한 삼가도록 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허용할 경우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를 50㎝ 정도로 유지하고, 장시간 시청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지도해야 한다.
추석을 앞두고 하는 벌초와 추석 연휴의 성묘 시에도 예상치 못한 사고로 눈을 다칠 수 있다. 벌초 작업 시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로 인해 돌이나 나뭇가지 파편이 튀어 눈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초기 사고는 특히 실명 등 시력의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초기를 이용해 벌초를 하다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 전에 예초기 장비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반드시 고글 같은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작업을 해야 하며, 예초기로 작업하는 사람과 15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나뭇가지나 밤 가시 등 뾰족한 물체에 찔리는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에 오를 때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밤 가시 등에 찔리면 단순히 각막만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안구 조직 여러 군데가 동시에 손상될 수 있으며, 감염의 가능성도 있다. 드문 경우지만 실제로 밤 가시에 눈을 찔려 김안과병원을 찾은 60세 여성 환자의 경우, 외상이 발생한 뒤 각결막 부위의 염증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 외상 13주 후에 진균성 안내염과 이차성 백내장을 진단받고 4차례에 걸친 수술을 통해 시력을 보존한 경우도 있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김국영 전문의는 “장시간 운전이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의 영상시청은 눈의 피로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며 “추석 무렵에 예상치 못한 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종종 있는데, 한 번의 사고가 실명 등 영구적인 시력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 미리 방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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