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수승대→수송대' 이름 변경 논란
[KBS 창원] [앵커]
거창국제연극제 무대로 유명한 경남 거창 '수승대'가 이름 변경을 놓고 논란입니다.
문화재청은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이름인 '수송대'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지만, 거창군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박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중 시조로부터 경남 거창 '수승대' 이름이 시작된 거창 신 씨 요수 문중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1543년, 이곳을 방문한 퇴계 이황이 수승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난 뒤, 문중 시조인 신권이 이를 받아들이고 거북바위에 '수승대'라는 글자를 새겨 지금껏 불려왔는데, 문화재청이 '수승대'를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진 이름인 '수송대'로 바꾸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신용희/거창 신 씨 요수 문중 회장 : "우리가 수승대를 쭉 써왔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와서 특별히 그걸 바꿀 이유가 전혀 납득이 안 갑니다."]
문화재청이 바꾸려는 이름인 '수송대'는 근심을 없앤다는 뜻입니다.
신라와 백제 사신이 이곳에서 헤어질 때마다 근심을 이기지 못했다거나, 경치가 아름다워 걱정을 잊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집니다.
문화재청은 역사적 기록을 보완하는 게 목적이라며 '수승대'는 현대에 굳어진 것으로 근대까지도 '수송대'와 섞여 쓰여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거창군은 이름 변경 절차가 지역사회와 협의 없이 추진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진 명칭을 바꾸면 혼란만 일어난다며 반대합니다.
[구인모/거창군수 : "대다수 군민이 명칭 변경을 반대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의견을 수렴해서 문화재청장을 방문해 우린 군민의 의견을 반영하겠습니다."]
문화재청은 행정예고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음 달 초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그래픽:박수홍
박상현 기자 (sangh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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