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무비] 조상 돌보다 사람 잡겠네..때론 한두방 쏘여도 치명적

김지선 2021. 9.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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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 5일 오전 경기 파주시 야산에서 벌초 작업을 하던 50대가 벌에 쏘여 숨졌습니다.

경찰은 "땅벌에 20방 정도 쏘인 뒤 얼굴이 창백해지며 쓰러졌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이 남성이 벌집을 건드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위를 조사 중인데요.

하루 전인 4일에는 전남 여수에 사는 70대가 벌초에 나섰다가 말벌 공격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처럼 추석을 앞두고 조상 묘를 돌보다가 벌떼 습격을 받는 일이 끊이지 않자 소방청은 지난 7일을 기해 전국에 발령했던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경보'로 격상했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벌에 쏘여 숨진 44명 중 18명(40.9%)이 9월에 변을 당했고, 벌초하다 화를 입은 사망자는 14명에 달합니다.

벌들이 벌써 7명의 생명을 앗아간 올해의 경우 3명이 벌 쏘임 사고 당시 벌초 중이었죠.

특히 독침을 여러 번 쏠 수 있고 봉독을 다량 품은 말벌이 요주의 대상입니다.

말벌이 초봄부터 만든 벌집은 8∼9월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개체 수가 급증, 말벌집 하나당 2천∼3천 마리가 머물기도 하는지라 집단공격할 공산이 큰데요.

김문환 소방청 119소방안전과 소방경은 "주택가에 있어 눈에 잘 띄면 119신고를 통해 빨리 제거되는데 산에는 벌집이 그대로 남아있는 일이 잦다"고 짚었습니다.

전 세계 말벌 중 가장 크고 다른 벌보다 40배까지 강력한 독을 지녀 '살인 말벌'로도 불리는 장수말벌, 크기는 작아도 끝까지 목표물을 파고드는 땅벌은 무덤가를 비롯한 땅속에 둥지를 트는 만큼 실수로 건드리기 십상인데요.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의 경우 주로 나무 꼭대기에 서식하지만 지상에서 3∼4m 떨어진 나뭇가지에 지은 일부 벌집은 예초기 등이 충분히 닿는 높이입니다.

말벌류는 천적 색과 비슷하고 자연에서 보기 드문 검은색 계열에 예민하며 불규칙한 진동을 느끼면 보금자리 밖으로 쏟아져나오기에 이들을 흥분시킬 만한 요소를 차단하는 게 상책인데요.

최문보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연구교수는 "벌이 꽃에 모이니 화려한 색·원색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짙은 갈색, 검은색 등 어두운색에 공격성을 보인다"며 "곰·담비·오소리 등 자신을 위협하는 동물 털 빛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벌초·성묘를 위해 산에 오를 때는 향수 등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사용은 물론 과일, 음료처럼 단 음식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흰색·노란색 같은 밝은색 긴 팔·긴바지·모자를 착용하되 벌초객은 안전화·보호복 등도 철저히 갖추는 것이 현명하죠.

벌레 기피제는 벌 퇴치에 효과가 있는지 불분명해 맹신은 금물입니다.

벌집 발견 시 자세를 낮추고 천천히 벗어나되 벌떼가 달려든다면 주저앉지 말고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재빨리 20m 이상 대피해야 하는데요.

이때 팔을 휘저으면 오히려 벌을 자극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한두 방 쏘이면 보통 그 부위가 아프고 붓는 정도지만 벌독 알레르기 보유자는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 '아나필락시스'가 닥칠 위험이 있는데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어지러움, 흉통, 혈압 및 의식 저하 등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김경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성물질에 의해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는 등 말 그대로 쇼크가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벌에 쏘인 뒤 발진, 가려움증, 눈꺼풀·입술처럼 얇은 피부가 부어오르는 '혈관 신경성 부종'을 경험했다면 에피네프린을 휴대하는 등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데요.

곽경훈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벌독 알레르기는 노출 빈도가 잦아질수록 심각한 증상으로 발현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겪은 환자는 나중에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알레르기가 없더라도 40∼50번 연속으로 말벌에 쏘이면 쇼크를 일으키거나 급성신부전증 같은 신장질환을 유발하는 '횡문근융해증' 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마음을 놓아선 안 됩니다.

무엇보다 당장 관련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도 즉시 병원에 가는 게 중요한데요.

벌독에 의한 사망자 79%가 사고 후 1시간 이내 숨진다는 통계가 있는 만큼 골든타임 안에 치료가 이뤄지도록 서두르고, 이동 중 냉찜질을 하면 통증·붓기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벌 종류에 따라 응급 처치 요령이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둘 만한데요.

꿀벌 침은 신용카드처럼 딱딱하고 얇은 도구로 긁어 빼내야 하지만 침이 피부에 박히지 않는 말벌에 의한 상처는 생리식염수, 없다면 흐르는 물이나 생수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필수입니다.

김지선 기자 김이영 문정 인턴기자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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