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밤에 다리 아픈 '성장통'.. 스트레칭해주세요

강호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2021. 9. 1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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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4~12세 때 정강이·무릎 등에 통증
성장기 아동 50%가 겪는 증상
낮에 과도한 활동도 한 원인
아픈 곳 주무르거나 온찜질해요

자라는 어린이들은 종종 무릎·정강이·허벅지 등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자녀에게 “키 크려고 아픈 거야”라고 말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의 통증을 흔히 성장통이라 불리는 통증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 말은 맞는 것일까?

◇4~12세 아동에게 나타나는 통증

성장통은 아이들에게서 신체적인 이상이 없는데도 특별한 원인 없이 양측 다리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종아리, 허벅지 앞쪽, 정강이, 오금(무릎의 구부러지는 오목한 안쪽 부분) 등이 가장 흔한 통증 부위다. 팔까지 함께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주로 4~12세 정도 성장기 아이들에게 통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낮에는 증상이 없다가 주로 저녁에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이 심해 자다가 깨서 우는 아이도 많다. 성장통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인데, 증상이 없다가도 수차례 다시 생기기도 한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성장기 아이들의 49.9%가 이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모두에게 비슷하게 발생하며 두 다리 모두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80~90%라고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이주희

성장통은 왜 생길까? 아직 그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성장통에 대한 몇 가지 가설과 성장통 관련 질환은 알려져 있다. 먼저 일반적으로 과도한 활동으로 근육이 피로해졌기 때문에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또 근육의 성장 속도가 뼈의 성장 속도보다 느려서 생기는 근육통이라는 주장도 있고, 뼈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인 비타민D가 부족해서 생긴다는 주장도 있다.

“키가 크려고 아프다”는 말은 의학적으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키는 뼈의 길이와 관련이 있는데, 성장통은 뼈의 길이가 길어지는 것보다는 오히려 뼈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또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시기는 2세 이전과 사춘기로, 성장통이 주로 생기는 4~12세와는 차이가 있다.

부모가 성장통을 겪었으면 아이도 성장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주로 평발이 있는 아이와 관절이 유연한 아이들에게서 성장통이 많이 발생하고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마사지나 스트레칭 하면 통증 완화

통증이 심하거나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통증 부위를 주물러주거나 온찜질을 하는 것이다. 보통 1~2시간 이내에 통증이 호전되지만, 통증이 심하면 브루펜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낮에 일상생활은 하되 무리한 활동은 하지 말고, 초저녁에 따뜻한 물로 전신 목욕을 하면 성장통을 예방할 수 있다. 낮에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 종아리,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가 엎드린 자세에서 부모가 아이의 다리를 잡고 발뒤꿈치가 엉덩이에 닿을 때까지 밀어주면 대퇴사두근 스트레칭에 좋다. 종아리 스트레칭의 경우 아이가 무릎을 편 상태로 바로 눕게 한 다음 발을 잡고 발목이 아이 쪽으로 접히도록 밀어주면 된다. 햄스트링 스트레칭은 아이가 바로 누운 자세에서 아이 발뒤꿈치를 잡고 무릎이 펴질 때까지 다리를 들어올려주면 된다. 각각 하루 2회씩 10~20회 정도 반복해주는 게 좋다.

근거는 약하지만 비타민D 부족이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비타민D가 풍부한 등 푸른 생선, 버섯, 우유, 치즈 등을 자주 섭취하고 하루 30분 정도 햇볕을 쬐어주는 것도 좋다. 평발이라 통증이 있는 아이는 맞춤형 깔창을 신발에 넣으면 도움이 된다.

성장통은 사춘기가 되면서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성장통으로 오인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이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성장통이 아니니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낮에도 통증이 있거나 한쪽 다리만 아픈 경우, 팔만 아프거나 고관절 등 사타구니 주변이 아플 때, 관절이 아프거나 잘 움직여지지 않을 때, 붓거나 열감이 있을 때, 통증으로 걷는 게 힘들 때, 통증 부위를 누르면 아플 때,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2~3주 이상 지속할 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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