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광 아래서 만난 카레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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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주로 길 위에서 셔터를 눌러온 '길 위의 사진작가' 김진석이 2019년 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중앙아시아, 동유럽, 러시아를 떠돌며 만난 고려인, 사할린 한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려인, 카레이츠> 는 책 분류가 사진집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책장을 넘기다보면 사진 찍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져 사진보다 글에 더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된다. 고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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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카레이츠
김진석 글·사진 l 큐리어스 l 5만원
2008년부터 주로 길 위에서 셔터를 눌러온 ‘길 위의 사진작가’ 김진석이 2019년 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중앙아시아, 동유럽, 러시아를 떠돌며 만난 고려인, 사할린 한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려인, 카레이츠>는 책 분류가 사진집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책장을 넘기다보면 사진 찍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져 사진보다 글에 더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된다.
사진들은 주로 흑백이다. 처음에는 왜 흑백으로 찍었을까 궁금하다가 결국 흑백 사진에 한줄 한줄 새겨진 사람들의 표정에 집중하게 된다. 스트로보(섬광등)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자연광을 이용했다는 말인데, 현장에서 피사체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지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작가가 대상은 물론 대상이 있는 공간에 오랜 시간 공감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책 중간중간 독자들에게 이야기하는 취재과정을 읽으면서 혹시 작가가 분신술이라도 부린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1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이야기를 듣고 사진 찍기까지, ‘사실에 가까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거라는 확신’만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한명씩 만나면서 이들에 대한 애정이 커져서가 아닐까 감히 상상해본다.
100여 장을 넘기며 이 책에 담긴 사람들과 눈을 맞추면서 알 수 없는 감정의 비눗방울이 가슴 속에서 솟아올랐다. 그러다 마지막 지역인 사할린 이야기에 그동안 무관심했던 나에 대한 반성과 그들에 대한 미안함이 바늘이 되어 그 방울들을 터뜨린다. 에필로그에 쓰여 있듯 <고려인, 카레이츠>를 읽고 보는 모두에게 이 책이 ‘고려인, 카레이츠’를 이해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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