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갑질" VS "택배노조 을질" 난타전의 진짜 이유는

이정은 2021. 9. 1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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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를 두고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동조합이 연일 폭로전을 펼치고 있다.

대리점연합회는 노조를 향해 '을질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반면, 노조는 '갑질을 일삼은 대리점은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대리점연합회는 지난 2일에 이어 8일에도 택배노조 부산지부 간부 B씨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대리점연합회는 이날 김포지회 조합원 12명을 고소, 고발하는 한편 택배노조에 대해 간부 전원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증명까지 발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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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갈등의 본질은 수수료 문제"
전국택배노동조합(왼쪽)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대리점 갑질 척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이광기 CJ대한통운집배점협의회장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택배노조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갑질에 범죄 행위까지 일삼은 A소장은 물러나라!" (택배노조)

"무리한 수수료 조정 요구와 정당성 없는 파업을 철회하라!"(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

CJ대한통운 택배를 두고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동조합이 연일 폭로전을 펼치고 있다. 대리점연합회는 노조를 향해 '을질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반면, 노조는 '갑질을 일삼은 대리점은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절도에 폭언까지, 이는 갑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의 한 대리점 A소장의 '죄상'을 줄줄이 나열했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A소장은 강남구청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무상지급하는 마스크를 받아 빼돌렸는데, 이를 대리점 소속 기사들이 문제 삼고 노조에 가입하자 해고를 시도했다.

노조는 이어 "A소장이 지난 5월 배송수수료를 50원에서 100원으로 인상해 공제해가는가 하면, 평소 인격모독성 발언을 자주 해 지난해에만 전체 기사 9명 중 절반 이상인 5명이 해고되거나 이직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비리 소장 뒤에는 원청의 비호가 있다며 CJ대한통운을 비판하기도 했다.


"노조가입 강요에 파업 협박, 명백한 을질"

대리점연합회도 맞불을 놓고 있다. 대리점연합회는 지난 2일에 이어 8일에도 택배노조 부산지부 간부 B씨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대리점연합회는 "B씨는 지난 7월 강원도에서 비조합원에게 노조에 가입하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며 노조 가입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연합회는 부산지부의 파업 예고에 대해서도 "무리한 요구와 집단 괴롭힘으로 지난달 김포 대리점주를 떠나보냈으면서도 자숙은커녕 추석 특수기를 앞두고 국민의 물건을 볼모 삼아 단협을 요구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부산지부는 "대리점의 고율 수수료 때문에 과로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단체임금협상에 대리점연합회 등이 나오지 않는다면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포 대리점 소장 죽음에서 시작된 갈등

이 같은 양측의 폭로전은 지난달 30일 숨진 김포의 한 대리점 소장이 택배노조의 괴롭힘에 대해 써둔 유서에서 시작됐다. 그럼에도 택배노조는 '일부 폭언은 있었으나 죽음의 책임은 원청인 CJ대한통운 등에게 있다'고 반박하고, 유족들은 법적 대응 방침까지 밝히면서 양측 갈등은 더 깊어졌다.

대리점연합회는 이날 김포지회 조합원 12명을 고소, 고발하는 한편 택배노조에 대해 간부 전원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증명까지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를 향해서도 "건전한 노사관계를 위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르 높였다.


"결국 문제는 수수료 ... 사회적 합의가 필요"

양측 갈등이 거칠어지면서, 이제는 도덕적 비난을 통한 여론전에서 벗어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양측이 주장하는 서로를 향한 폭언이나 부적절한 행동 등은 어느 한쪽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당장 눈에 띄는 노조와 대리점연합회의 도덕적 문제 밑에 있는 본질적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가 꼽은 본질적 문제는 '수수료'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택배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수수료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이로 인해 대리점이나 원청, 택배 기사 간 갈등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고용부나 국토부 등 정부도 함께 대화 테이블에 앉아 깊고 호흡이 긴 전망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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