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죄 없는 자, 이 남자에 돌을 던져라[개봉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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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교사,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고 싶었던 경석은 이성을 잃고, 남들이 보기에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 세익은 모든 화살이 자신을 향할수록 자꾸 세상과 멀어지는 모습은 파국 그 자체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의심하고, 자신을 따르지 않는 딸을 홀로 둔 결과로 모두로부터 원흉 취급을 받게 된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닐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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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노을 기자]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좋은 사람'이 그 막연한 벽을 끊임없이 두드린다.
9월 9일 개봉한 영화 '좋은 사람'(감독 정욱)은 교실에서 벌어진 도난 사건과 교통 사고, 의심받고 있는 한 명의 학생 세익(이효제 분)과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교사 경석(김태훈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메가박스상 등 2관왕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일단 보기에 경석은 썩 괜찮은 교사다.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일어나자 나름대로 진상을 파악하려함과 동시에 지갑을 잃은 학생에게 조용히 자신의 돈을 건넨다. 잔잔한 유머 센스도 겸비해 학생들도 제법 잘 따른다. 이야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경석이 진실을 알고자 하면서다. 지갑을 훔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 심판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진실을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CCTV를 돌려본다. 체육 시간에 홀로 교실로 향한 세익의 모습이 화면에 담겨있자 경석의 마음에는 합리적 의심이 피어난다. 게다가 다른 학생이 세익을 범인으로 지목하자 의심은 서서히 확신으로 바뀐다. 도통 속내를 알기 어려운 아이 세익은 이번에도 큰 표정 변화 없이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경석은 진실에 다가서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멀어지는 중일까.
딸 윤희가 교통사고로 위독해지며 이들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혼한 아내가 급한 일 때문에 맡긴 딸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세익은 이번에도 범인으로 지목된다. 경석에게 앙심을 품은 세익이 윤희를 차도로 밀었다는 게 경석의 추측이다. 교통사고 시점부터 이 드라마는 감정적으로 더욱 짙어진다. 좋은 교사,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고 싶었던 경석은 이성을 잃고, 남들이 보기에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 세익은 모든 화살이 자신을 향할수록 자꾸 세상과 멀어지는 모습은 파국 그 자체다.
영화는 미스터리 외피를 둘러 교통사고를 낸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를 추적하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이란 대체 어떤 사람인지를 묻는다. 동시에 누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반문한다. 이에 경석은 극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을 부정하고 경멸하고 반대로 모든 걸 포기한 듯 하면서도 결백을 주장하던 세익은 점차 살아난다. 초반에는 세익이 공허했다면 이후엔 그 공허함이 경석에게로 옮겨간, 서로 전복되는 인상이다.
어떻게든 좋은 사람이고 싶었던 경석은 진실을 알기 위해 세익을 벼랑끝까지 몰아간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의심하고, 자신을 따르지 않는 딸을 홀로 둔 결과로 모두로부터 원흉 취급을 받게 된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닐 걸까. 과연 누가 경석과 세익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사진=싸이더스 제공)
뉴스엔 김노을 wi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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