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홍나땡'과 '무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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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만큼 별명이 많은 사람도 없다.
한 블로거가 올린 글에 따르면 그의 별명은 무려 약 30개에 이르는데, 그중에서도 '모래시계 검사' '홍카콜라' '홍그리 버드' '독고다이' '홍발정' 등이 귀에 익숙하다.
그러나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무야홍(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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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검사 시절이던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박철언과 이건개 등 거물들을 구속시켰다. 이 사건이 1995년 초 SBS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가 되면서 그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홍 의원이 처음 출마했던 제15대 총선의 포스터에도 ‘모래시계 검사’라는 홍보 문구를 넣었다. ‘홍카콜라’는 그가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말을 잘해서 지지자들이 붙여준 별명으로, 그의 유튜브 채널 이름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정치권에 몸담았지만 조직이나 계보가 없다고 해서 ‘독고다이’로도 불린다.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생긴 ‘홍발정’이라는 부정적인 별명은 그의 자서전에 실린 ‘돼지발정제’ 논란에서 비롯됐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는 ‘홍나땡’과 ‘무야홍’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얼마 전만 해도 여권 인사들은 그를 ‘홍나땡’이라고 불렀다. ‘홍준표가 나오면 땡큐’라는 뜻으로 그의 본선 경쟁력을 평가절하하며 나온 말이다. 보수 본류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데다 ‘꼰대’ 이미지가 강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홍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17%포인트 차로 크게 패배했던 전적도 민주당에 자신감을 불어넣은 이유다.
그러나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무야홍(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일부 조사에서는 수개월 동안 야권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려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서기도 했다. 홍 의원은 특히 2030 연령층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고시 부활, 수시 축소 등 공정성을 내세운 공약이 청년층 표심을 흔들어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의원이 급부상하자 여권 내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음에는 그에게 어떤 별명이 붙을까.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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