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온라인 금융플랫폼에 "위법소지 시정 안 하면 엄정 대응"
[경향신문]
빅테크·핀테크 기업 간담회에서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지킬 것”
‘경고’에 카카오·네이버 주가 급락
금융당국이 9일 기존 금융업권에 비해 특혜를 받는다고 지적받아온 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기반 온라인 금융플랫폼이 위법 소지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금융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강해지면서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이틀 동안 19조원 가량 줄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열린 빅테크·핀테크 13개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일 온라인 금융플랫폼 기업의 금융상품 판매에 제동이 걸리면서 기업들 반발이 커지자 업계 목소리를 청취하겠다며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이버파이낸셜·마이뱅크·뱅크샐러드·비바리퍼블리카(토스)·SK플래닛·엔에이치앤페이코·팀윙크·핀다·핀마트·핀크·카카오페이·한국금융솔루션·해빗팩토리 등이 참여했다. 금융위는 “업계로부터 들은 질의사항과 애로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온라인 채널은 여러 금융상품 판매채널 중 하나로 금융규제와 감독으로부터 예외를 적용받기보다는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제도 적용을 어려워하는 부분은 적극 지원하지만, 위법소지가 있는데 시정 노력이 없으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예고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금융애로 청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빅테크 규제와 관련해 “전자금융거래법, 대환대출 플랫폼,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여러 이슈가 있다”며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앞으로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금융당국은 지난 6개월간 이미 여러 차례 안내해온 내용인 만큼 해법은 핀테크 업계가 직접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경고’로 이날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카카오는 7.22% 떨어진 12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네이버도 2.56% 하락한 3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 주가가 40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개월여 만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전날도 10.06%, 7.87% 급락한 바 있다. 외국인은 이날 카카오를 1723억원, 네이버를 57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틀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카카오 주식은 6066억원, 네이버는 2866억원어치다.
이날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각각 57조1449억원, 65조5411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틀 전인 지난 7일에 비해 카카오는 11조3400억원, 네이버는 7조5000억원 줄어 모두 18조840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박효재·정원식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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