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까지 1위 채운 미란다, 트리플크라운 보인다

김배중 기자 2021. 9. 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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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은 오랜 기간 새 얼굴들이 떠난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우며 왕조를 구축해 '화수분'으로 불린다.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164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던 미란다는 다승 부문까지 1위에 오르며 투수 트리플 크라운 달성 요건을 갖췄다.

미란다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 외국인 투수 최초이자 10년 만에 탄생하는 투수 트리플 크라운이 된다.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는 미란다는 이들도 못해본 트리플 크라운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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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탈삼진도 선두 달려
日-대만 모두 거친 독특한 이력
두산서 제구력 갖추며 폭투 줄어
프로야구 두산은 오랜 기간 새 얼굴들이 떠난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우며 왕조를 구축해 ‘화수분’으로 불린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농사에서도 매년 새 에이스를 발굴해왔다.

올 시즌 이 계보를 잇는 선수는 쿠바 출신의 왼손 투수 아리엘 미란다(32)다. 8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미란다는 6과 3분의 2이닝, 5안타 1볼넷 9삼진 1실점으로 팀의 7-1 승리를 이끌며 시즌 12승(4패)을 거뒀다. 키움 요키시, 삼성 원태인과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164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던 미란다는 다승 부문까지 1위에 오르며 투수 트리플 크라운 달성 요건을 갖췄다. KBO리그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투수는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1986, 1989, 1990, 1991년), 류현진(2006년·토론토), 윤석민(2011년·은퇴) 등 셋뿐이다. 미란다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 외국인 투수 최초이자 10년 만에 탄생하는 투수 트리플 크라운이 된다.

2014년까지 쿠바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2015년 미국으로 망명한 미란다는 일본, 대만에서도 활약하며 아시아 리그를 모두 거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구위, 체력은 뛰어나지만 어이없는 폭투가 잦을 정도로 제구가 안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두산에 와서는 ‘영점’을 잡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두산에서 맹활약한 후 올해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뛰고 있는 플렉센이 연상된다. 경기당 평균 7.8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는 미란다는 앞으로 8, 9차례 등판 기회가 남아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1984년 최동원 234개) 기록 경신도 노려볼 만하다.

앞서 두산에는 외국인 통산 최다승(102승)을 거둔 니퍼트를 비롯해 한 시즌 20승 이상을 거둔 린드블럼, 알칸타라, 리오스 등 특급 외국인 투수가 많았다.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는 미란다는 이들도 못해본 트리플 크라운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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