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살이' 생후 2개월 딸 탁자에 던져 '뇌출혈'.. 친부 징역 3년

'잠 안 자고 보챈다' 나무 탁자에 던져
재판부 "죄책 무겁지만 자백한 점 고려"

'모텔'을 전전하며 생후 2개월 된 딸을 탁자에 던지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친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김상우 재판장)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중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 객실에서 당시 생후 2개월이었던 딸 B양의 몸을 손으로 잡고 강하게 흔들고, 나무 탁자에 던져 머리 등을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딸이 잠을 자지 않고 계속 보채며 울었고, 아들마저 잠에서 깨 함께 울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같은 모텔 객실에 쓰레기를 쌓아두거나 먹다 남은 음식물을 제때 치우지 않는 등 B양과 생후 18개월 첫째 아들을 방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부로서 누구보다 안전하게 피해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생후 2개월에 불과한 피해 아동에게 경막하출혈의 상해를 가했다"면서 "피해 아동의 육체적, 신체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을 자백한 점, 생활고를 겪으며 찜질방과 모텔방을 전전하며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아내 C씨, 자녀들과 함께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아내 C씨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됐다가 4월6일 구속돼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다.

당시 뇌출혈과 폐에 멍이나 출혈이 보이는 '폐 좌상' 증상을 보였던 B양은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의식을 되찾았지만 계속 치료 받고 있고, 첫째 아들은 인천 소재 보육시설로 옮겨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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