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돋보기] "우리는 한국인" 광주에 뿌리내린 공동체 '고려인마을'

2021. 9. 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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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일제강점기에 연해주로 이주했다가 과거 소련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고려인을 아십니까? 최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으로 고려인의 독립운동이 재조명되기도 했죠. 이들의 후예인 고려인 3~4세가 광주에서 마을을 이뤄 모여 살고 있습니다. 세상돋보기, 오늘은 광주 고려인마을을 정치훈 기자가 찾았습니다.

【 기자 】 낮은 원룸과 주택가로 채워진 광주 월곡동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식당 안, 점심때가 되자 주방이 분주합니다.

그런데 손님상에 나가는 음식이 특이합니다.

우즈베키스탄 빵이 식전 요리로 나오고, 이어 민속요리가 나갑니다.

손님에게는 2개 언어로 인사를 나눕니다.

▶ 인터뷰 : 최예브게이니 / 고려인식당 요리사 - "'Здравствуйте. Походите' 한국 손님 오셨을 때는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그때와 똑같은 말이에요."

동네 상점에는 직접 빵을 굽고 러시아 식품부터 할랄까지 온갖 수입품을 팝니다.

지금은 공동체 마을로 자리를 잡았지만, 설움도 많았습니다.

▶ 인터뷰 : 전올가 / 고려인마트 운영 - "우즈베키스탄 살 때 우리 그냥 외국인이었어요. 한국에 왔을 때도 외국인처럼…. 그래도 우리 고려인 한국사람 똑같아요."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이곳 거리는 이처럼 한국어 간판 옆에 러시아어가 쓰여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약 6천여 명의 고려인이 함께 모여 살고 있습니다."

고려인 3세들이 광주에 정착한 건, 2000년대 초반.

전국에 뿔뿔이 흘어졌던 이들이 광주로 모여든 건 한 여성 운동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조야 씨가 나서 고려인을 살폈고, 봉사자들이 모여 지원센터와 병원 등을 지으면서 고려인 마을이 탄생했습니다.

조그만 라디오 방송국도 개국해 고려인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머나먼 러시아에서 왔지만 스스로 한국인이라 여기고 자긍심을 갖는 고려인.

낯선 조부모의 땅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신조야 / 고려인마을 대표 - "러시아말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 땅에 강제로 들어가서 아시다피 1937년도에 할 수 없이 갔지만, 마음으로는 다 한국인이에요. 다른 민족이라고 우리가 말할 수가 없어요."

세상돋보기,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그래픽 : 최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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